[대전인터넷신문=대전/최대열기자] 세종지역 임가가 2025년 1,076가구로 5년 전보다 58% 증가한 가운데 산림을 유지하며 임산물을 생산하는 임업인의 직불·세제 형평성을 개선하려는 제도개편 논의가 본격화됐다.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가 22일 제3차 ‘임업의 불합리 개선 TF’ 회의를 열고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의 직불·세제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세종은 2025년 기준 임가 1,076가구로 5년 전보다 58% 증가했다. [사진-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는 지난 22일 제3차 ‘임업의 불합리 개선 TF’ 회의를 열고 산지의 형상과 산림의 공익기능을 유지하면서 임산물을 생산하는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에 대한 직불제 기본 보상수준 동등화와 별도의 세제 적용 경로 신설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논의는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산림이고 최근 임가가 크게 늘어난 세종에서도 관심을 끌 만한 사안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4월 발표한 ‘2025 농림어업총조사’ 결과를 보면 세종지역 임가는 1,076가구, 임가인구는 2,446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681가구, 1,690명과 비교하면 임가는 395가구(58.0%), 임가인구는 756명(44.7%) 증가했다.
전국 임가는 같은 기간 10만3,416가구에서 12만1,877가구로 17.9% 증가했다. 세종의 임가 증가율 58.0%는 전국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이 통계의 ‘임가’와 임업경영체 등록자, 임업직불금 신청·수령자는 서로 다른 개념이다. 농림어업총조사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서 임업을 직접 경영하는 가구를 임가로 집계하기 때문에 세종의 1,076임가 전체가 이번 직불·세제 개편의 직접 대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산림 규모도 작지 않다. 2024 산림임업통계연보 기준 세종의 산림면적은 2만4,779㏊로 전체 국토면적 4만6,496㏊의 53.45%를 차지한다. 행정중심도시라는 도시적 이미지와 달리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산림인 도농복합 구조를 갖고 있는 셈이다.
농특위가 제도개선에 나선 배경에는 산지에서 산나물과 약초, 밤·대추 등 임산물을 직접 재배하는 생산활동이 기존 농업과 임업의 법·제도 경계에서 불합리한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농특위는 지난 8월 제1차 TF에서 산나물·버섯·수실류 등을 직접 식재·재배·수확하는 ‘재배형 임산물 생산’이 확대됐지만 관련 법과 제도가 과거 조림·육림·벌채 및 산림보전 중심으로 설계돼 현실에 맞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지난 1일 열린 제2차 회의에서는 농업과 임업, 농산물과 임산물, 농업인과 임업인, 농지와 산지 등을 규정한 27개 농림업 관계 법률을 비교·검토했다.
농특위는 법률마다 농업과 임업의 경계가 다르게 설정된 반면 직불제와 각종 지원제도는 토지와 품목을 기준으로 적용대상을 구분하고 있어 실제 생산활동이 제도 경계에서 배제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다.
22일 제3차 회의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판단기준이 한층 구체화됐다. 특정 임산물의 품목 자체보다는 산림을 어떤 상태로 유지하면서 생산활동을 하는지를 직불·세제 형평성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방향이다.
농특위는 입목을 그대로 두고 기존 산지 지형을 유지하면서 임산물을 생산하고 산림재해 예방 등 기본적인 공익의무를 수행하는 생산활동을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으로 설정했다. 반면 입목을 제거하고 경운·평탄화 등을 통해 산지를 사실상 밭이나 과수원처럼 이용하는 경우는 산지형 임산물생산업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런 산지는 적법한 농지 전환이나 산지 복구 등 별도의 절차에 따라 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따라서 이번 논의가 밤·대추·산나물 등 특정 임산물에 대한 직불금 지급을 확정한 것은 아니다. 대상 품목 목록을 새롭게 확정한 것도 아니다. 산림의 형상과 공익기능을 유지하면서 생산활동과 공익의무를 수행하는지를 기준으로 직불·세제 체계를 다시 살펴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직불제 분야에서는 농업 기본직불과 비교 가능한 공익의무를 수행하는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에 대해 농업 기본직불과 ‘동등한 기본 보상수준’을 적용하는 원칙을 임업직불제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여기서 ‘동등한 기본 보상수준’은 농업 기본직불금과 임업직불금의 지급액을 곧바로 동일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구체적인 지급액과 적용대상, 지급요건, 시행시기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며 현재는 제도개선과 법률 개정방안을 검토하는 단계다.
세제 분야에서도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에 대한 명시적인 세법 감면 경로를 신설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농지에서 발생하는 반대 방향의 사각지대도 개선 대상으로 제시됐다. 농지에서 실제 농업활동으로 임산물이나 묘목을 생산하면서도 생산 품목이 임산물이라는 이유로 농업 관련 세제와 정책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관계부처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업직불제의 안정적인 재원 마련도 남은 과제다. 이번 회의에서는 다양한 기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구체적인 재원과 조달방식은 결정되지 않았다.
김호 농특위원장은 “임업 활동과 관련한 각종 세제 및 직불제 등의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 임업 현장과 학계·연구계 전문가들의 의견, 부처의 입장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실질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세종은 2025년 총조사에서 임가가 5년 전보다 58% 증가했고 전체 면적의 53% 이상이 산림으로 분류되는 만큼 이번 제도개선 논의와 지역 임업의 연관성도 적지 않다. 다만 실제 지역 수혜 범위는 세종지역 임가 가운데 향후 법률로 정해질 ‘산지형 임산물생산업’ 요건을 충족하는 임가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한편 농특위는 제4차 TF 회의에서 산지형 임산물생산업의 범위와 직불·세제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법령 개정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