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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최고가격제 1,600억 정산 분쟁…정부 가격통제 ‘사후정산 사각지대’ - 3월 13일 월중 시행에 기존 월 단위 정산체계와 충돌…정유사·알뜰사업자 계산법 엇갈려 - 산업부 세 차례 중재에도 합의 불발…1,600억 원대 정산 차액 결국 법정 다툼으로 - 가격상한 정하면서 기존 계약 정산기준은 충분했나…가격통제 정책 설계 과제 남겨
  • 기사등록 2026-09-07 09: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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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정부가 지난 3월 석유가격 급등을 억제하기 위해 시행한 최고가격제가 기존 알뜰주유소의 월 단위 사후정산 체계와 맞물리면서 정유사와 알뜰주유소 사업자 간 1,600억 원대 정산 분쟁으로 번져 제도 설계의 정합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가 지난 3월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를 둘러싸고 정유사와 알뜰주유소 사업자 간 공급가격 산정방식에 대한 이견이 1,600억 원대 정산 분쟁으로 번졌다. 사진은 알뜰주유소와 산업통상자원부, 정산 분쟁을 상징적으로 구성한 이미지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제작] 

국제유가 급등에 대응해 정부가 도입한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약 6개월 만에 대규모 정산 분쟁이라는 후속 문제에 직면했다. 정유사와 알뜰주유소 사업자가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1,600억 원대 정산 차액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 다툼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 언론은 지난 4일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전후한 공급가격 정산방식을 놓고 정유사와 알뜰주유소 사업자 간 1,600억 원대의 차이가 발생했으며, 정부 중재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알뜰주유소 사업자가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언론 보도에 인용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윤한홍 의원 확보 자료에 따르면 정유사와 한국석유공사·한국도로공사·농협경제지주 등 알뜰주유소 운영 3사 사이의 정산대금 차이는 총 1,609억6,000만 원으로 제시됐다.


기관별로는 농협경제지주 858억3,800만 원, 한국도로공사 454억7,200만 원, 한국석유공사 296억5,000만 원이다. 다만 이 금액은 양측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정산금액을 계산하면서 발생한 차이로, 현재까지 확정된 피해액이나 손실액으로 볼 수는 없다.


분쟁의 핵심에는 기존 알뜰주유소 공급계약의 사후정산 방식과 정부가 3월 중순부터 시행한 최고가격제가 맞물려 있다.


정부는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3월 13일 0시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했다. 당시 정유사의 주유소·대리점 공급가격 상한은 휘발유 ℓ당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설정됐다.


쟁점은 최고가격제가 월초가 아닌 3월 13일부터 적용됐다는 데 있다. 알뜰주유소 공급계약은 월중 잠정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한 뒤 국제 석유제품 가격지표인 MOPS의 월평균 가격 등을 토대로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어서 하나의 월 정산기간 중간에 새로운 가격상한이 적용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3월 한 달 안에서 최고가격제 시행 전인 1~12일과 시행 이후인 13일부터의 가격체계를 공급가격 정산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분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유사 측은 기존 계약에 따라 3월 전체 MOPS 평균가격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알뜰주유소 사업자 측은 1~12일에는 기존 가격체계를 적용하고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부터는 정부가 정한 가격상한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4일 설명자료를 내고 정산 문제와 이에 대한 정부 중재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산업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인 3월 1~12일간 알뜰주유소 사업자와 정유사 간 공급가격 정산 문제와 관련하여 산업부는 석유제품의 안정적 수급과 원만한 합의 도출을 위해 3차례 중재를 실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에도 산업부는 소송 및 양측 협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당사자 간 합의를 지원하기 위한 중재 노력을 지속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 설명대로라면 정부가 당사자 간 합의를 위해 세 차례 중재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1,600억 원대의 정산 차이를 좁히지는 못한 셈이다. 정부 중재의 실효성과 함께 가격통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기존 계약관계에 미칠 영향을 어느 수준까지 검토했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특히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정유사 대상 ‘사후정산 세부기준 마련’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가격상한제 시행에 따른 사후정산 문제를 정부도 정책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월 단위로 가격을 정산하는 기존 거래구조의 중간 시점인 3월 13일부터 최고가격제가 시행됐고, 결국 어느 가격을 적용할 것인지를 놓고 1,600억 원대의 정산 차이가 발생했다. 제도 시행 당시 기존 계약과 새로운 가격통제 체계를 연결할 경과규정이나 정산원칙이 충분히 명확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정부가 시장가격에 상한을 설정하는 정책은 소비자 가격 안정이라는 직접적인 효과뿐 아니라 공급계약과 정산방식, 사업자의 손익 등 기존 거래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월 단위 사후정산 계약이 존재하는 시장에 월중 가격상한을 적용할 경우 어느 시점을 기준으로 기존 계약과 새로운 제도를 구분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책 설계 요소가 된다.


다만 이번 1,600억 원대 정산 차액의 발생 원인을 전적으로 정부의 제도 설계 문제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정유사와 알뜰주유소 사업자 사이에 체결된 구체적인 계약내용과 최고가격제의 적용 범위, 공급가격 산정기준 등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다른 만큼 어느 측의 정산방식이 타당한지는 향후 법적 판단 등을 지켜봐야 한다.


산업부가 최고가격제 시행 이전인 3월 1~12일의 정산 문제라고 설명한 점도 주목된다. 반면 분쟁은 3월 전체를 기준으로 하는 기존 월 단위 정산체계와 13일부터 시행된 최고가격제의 관계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두 기간을 어떤 기준으로 분리해 정산할 것인지가 향후 분쟁 해결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비상상황에서 소비자 부담을 낮추기 위한 가격통제 정책이 기존 시장계약과 결합할 때 예상하지 못한 비용과 분쟁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향후 법원이 어느 쪽의 정산방식을 인정할지와 별개로 정부 역시 세 차례 중재에도 대규모 분쟁을 해소하지 못한 원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가격상한 설정뿐 아니라 기존 계약의 경과조치와 사후정산 기준, 분쟁 발생 시 조정원칙까지 함께 설계하는 것이 향후 유사한 가격통제 정책에서 같은 논란을 반복하지 않는 과제로 남았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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