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토지 지번 하나만 입력하면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가능성과 예상 발전량·수익, 각종 규제와 인허가 절차까지 AI가 분석하는 공공서비스 ‘쨍하고 해뜰날’이 이르면 오는 9월 국민에게 공개될 전망이다.
토지 지번을 입력하면 태양광발전시설의 입지 조건과 예상 설비용량·발전량·수익성, 관련 규제와 인허가 절차 등을 분석하는 ‘쨍하고 해뜰날’을 표현한 이미지. 한국국토정보공사(LX) 직원들이 ‘2026 AI 챔피언 해커톤’에서 개발한 이 서비스는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태양광 사업 가능성을 1차 진단하며, LX는 고도화를 거쳐 오는 9월 정식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화면에 표시된 발전량과 수익 등은 정부 시연 사례를 표현한 것으로 실제 사업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행정안전부는 25일 국무회의에 보고한 ‘세계 최고의 AI 민주정부 실현 전략’ 브리핑에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현장의 문제를 AI로 직접 해결한 사례로 한국국토정보공사(LX)의 ‘쨍하고 해뜰날’을 시연했다.
이 서비스는 토지 소유자나 태양광발전 사업을 검토하는 국민이 지번을 입력하면 해당 토지가 태양광시설 설치에 적합한지를 1차 진단하고 예상 설비용량과 발전량, 수익성, 향후 필요한 인허가 절차 등을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현재 주요 분석 대상은 농지나 임야 등에 설치하는 토지형 태양광이다. 행안부 주소 API와 국토교통부 V-WORLD를 비롯해 토지·지형·기상·전력·지방자치단체 조례 등 여러 공공데이터를 결합해 해당 필지의 조건을 분석한다.
기존에는 태양광 사업을 검토하려면 토지 이용조건과 지형·경사, 일사량, 도로·주택과의 이격거리, 전력계통, 해당 지방자치단체 조례와 인허가 절차 등을 여러 기관과 누리집에서 각각 확인해야 했다.
‘쨍하고 해뜰날’은 이처럼 흩어진 정보를 주소 하나를 기준으로 묶어 본격적인 사업 검토에 앞서 토지의 가능성과 주요 제약 요인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가 이날 전북 부안지역의 한 지번을 입력해 시연한 결과 해당 필지는 1차 분석에서 ‘조건부 검토 가능’ 지역으로 판정됐다.
서비스는 단순히 가능·불가능 여부만 표시하지 않고 판정 근거도 함께 보여줬다. 해당 필지의 경우 도로가 인접해 있어 시연에 적용된 지역의 도로 이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한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입지 분석에서는 토지 경사와 방향, 도로 접근성, 주택 등 이격 대상과의 거리, 지역 조례상 제한요인 등을 확인할 수 있다. 3차원 지도와 일사량·그림자 분석 등을 이용해 같은 지역에서도 태양광발전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확인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예상 발전 규모와 경제성 분석도 가능하다. 이날 시연한 특정 필지에서는 예상 설비용량 약 223㎾, 연간 예상 발전량 약 321MWh, 연간 예상 수익 약 6천400만 원, 투자비 회수기간 약 5년이라는 분석 결과가 제시됐다.
그러나 이 수치는 특정 필지와 시스템에 입력된 기준값을 토대로 산출한 시연 결과로, 실제 태양광사업의 수익을 보장하는 수치가 아니다.
행안부도 실제 수익은 설치비와 금융비용, 전력가격, 발전효율, 유지관리비 등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사업성 검토를 위한 참고값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발전은 입지조건만으로 사업 가능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별 개발행위허가 기준과 이격거리 규정, 농지·산지 관련 규제, 전력계통 연계 가능 여부 등 개별 조건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AI가 ‘가능’ 또는 ‘조건부 가능’으로 분석했다고 해서 발전사업 허가나 개발행위허가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최종 사업 추진 단계에서는 관계기관의 법적·행정적 검토가 별도로 필요하다.
이번 서비스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개발 방식이다. 대규모 정보화 사업으로 별도 발주한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공간정보 업무를 담당하는 LX 직원들이 문제를 직접 정의하고 AI 코딩 도구와 공공데이터를 이용해 시제품을 만들었다.
LX 임정수 차장과 이동기 대리가 지난 6월 23~24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26 AI 챔피언 해커톤’에서 개발했으며 대상을 받았다.
해커톤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이 현장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자연어를 활용한 ‘바이브 코딩’ 방식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작동 가능한 서비스를 구현하는 실전형 경연으로 진행됐다.
‘쨍하고 해뜰날’ 역시 결선 현장에서 공개된 과제를 바탕으로 초기 시제품을 만든 뒤 기능과 데이터를 추가해 현재 형태로 고도화됐다.
조원갑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정책과장은 “대규모 정보화 사업으로 발주해 만든 것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와 공간 정보를 가장 잘 아는 한국국토정보공사 직원들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고 AI 코딩 도구와 공공 데이터를 활용해 작동하는 시제품을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 결과물도 일회성 경진대회 작품으로 끝내지 않는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해커톤에서 개발된 문서와 소스코드 등 산출물은 공공 개발 산출물 저장소에 등록해 관리하고 검증된 우수 서비스는 다른 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한다.
LX는 현재 ‘쨍하고 해뜰날’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행안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9월 정식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서비스 개발 배경으로 제시한 사례는 전남 신안군의 ‘햇빛연금’이다. 신안군은 태양광발전에서 발생하는 개발이익 일부를 주민과 공유하고 이를 지역화폐 등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운영해 왔다.
햇빛연금 도입 이후 신안군의 인구 감소세가 둔화하고 최근 증가한 사례도 알려지면서 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가 지방소멸 대응 수단 가운데 하나로 주목받았다.
다만 신안의 인구 변화를 태양광이나 햇빛연금만의 효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주여건 개선과 귀촌정책, 문화·관광사업 등 다양한 요인이 인구 이동에 함께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이날 “태양광 하나만으로 지방소멸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며 지역의 유휴토지와 햇빛이라는 자원을 주민소득과 에너지 자립의 기회로 연결할 가능성에 의미를 뒀다.
‘쨍하고 해뜰날’의 실제 가치는 9월 서비스 이후 확인될 전망이다. 여러 기관에 흩어진 토지·규제·기상·전력 정보를 AI와 공간정보 기술로 결합해 국민의 정보 탐색 비용을 줄인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분석 결과의 정확성과 최신 조례 반영 여부, 전력계통 정보의 신뢰성 등이 실제 사업 판단에 활용할 수준인지 검증돼야 한다.
특히 수익성 분석 결과가 자칫 정부나 공공기관이 특정 태양광사업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도록 충분한 안내도 필요하다. AI의 분석은 사업 검토를 위한 출발점일 뿐 최종 투자 판단이나 행정기관의 허가를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쨍하고 해뜰날’은 태양광발전이라는 하나의 서비스를 넘어 공공기관 직원이 현장의 문제를 AI와 공공데이터로 직접 해결하고 이를 국민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정부의 새로운 행정 실험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9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실제 정확성과 활용도가 이 같은 AI 행정실험의 성과를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