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정부가 최근 서민 대표 음식의 대명사인 돼지고기 가격 상승에 따른 안정화 대책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식품부)는 축산물 가격 안정 및 축산물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돼지고기 5만 톤에 대해 2022년 하반기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한편, 국내산 가격 안정을 위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한 소비쿠폰 활용 등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할당관세 물량은 가공용으로 쓰이는 냉동 돼지고기 정육 3만 6천 톤, 여름 휴가철 수요가 많은 냉장 삼겹, 목살 등 구이용 정육 1만 4천 톤에 대해 추진하게 되며, 구체적으로 할당관세는 「관세법 제71조에 따른 할당관세의 적용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 「농림축산식품부 소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 추천요령」(농식품부 공고) 등 공고를 거쳐 6월 말~7월 초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번 할당관세는 이미 관세가 0%인 미국·유럽에 비해 수입단가가 저렴하나, 22.5~25%의 높은 관세 때문에 수입이 많지 않았던 캐나다·브라질·멕시코 물량의 추가적인 수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로 육가공업체와 유통업체는 수입 준비를 진행하고 있으며, 할당관세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7월 초부터 즉시 수입이 시작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할당관세 적용 시 캐나다·멕시코산 냉장 삼겹·목살 수입 및 브라질·멕시코산 가공용 돼지 수입 증가가 전망되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돼지고기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년 세계식량기구(FAO) 기준 멕시코의 전체 돼지고기 수출량은 23만 3천 톤, 브라질의 전체 수출량은 87만 톤으로 이들 국가의 수출 역량은 충분한 상황이며, 수입단가도 우리나라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인해 관세가 0%인 미국, 유럽연합(EU)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격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수입량이 적었던 것은 22.5%~25%의 관세를 적용할 경우 관세를 포함한 전체 가격이 미국, 유럽연합(EU)과 유사해지고, 미국, 유럽연합(EU)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거리에 있어 운송비용 등에서 불리하다는 점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육가공협회,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등 업계는 이번 할당관세 적용으로 캐나다·멕시코·브라질 등의 운송비용 부담을 상쇄하는 한편, 미국·유럽연합(EU) 등 기(旣)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 대한 수입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 등 비(非)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으로의 수입선 다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 가공용 정육의 도매가격은 환율, 유통비용 등 부대비용 적용 시 kg 당 미국 목전지 5,000원 선, 유럽 전지 4,000원 선에 형성되고 있으며, 국내산의 경우 4,500 ~ 5,000원 선으로 알려져 있으나, 브라질의 경우 할당관세가 적용되면 이보다 저렴한 3,500원 선에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어 현재 알루미늄 캔, 필름 포장지 등 원부자재 가격 인상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육가공업체 등의 가격 인상 압력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가격 상승은 크게 수요측면, 공급측면, 해외요인 측면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수요 측면의 경우 코로나19 이후 가정수요 지속,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인해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으며, 공급 측면에서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사료비 상승(평년비 26.2%↑, 전년비 15.7%↑) 등 생산비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해외요인의 경우, 2020년 9월 주요 돼지고기 수출국 중 하나인 독일의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수출 중단), 세계곡물가격이 상승하여 생산비가 증가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1위 돼지고기 수출국인 미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크게 상승하였고, 곡물가 상승 및 러-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냉동 돼지고기 정육은 주로 우리나라 육가공업체들이 햄·소시지 가공용으로 많이 사용하였는데, 미국산의 가격 상승*에 따라 2021년 초부터 육가공업체들은 대체재인 국내산 원료육 사용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였다. 이에 대체재인 국내산 원료육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었고 2021년 8월부터는 재고 소진이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현재 돼지고기 가격 상승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5월 삼겹살 등 소비자가격 상승은 도매가격 상승요인에 더하여 국제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사료비 인상 압력, 4월 거리두기 완화 이후 늘어난 외식수요, 주로 삼겹살이 수입되는 유럽의 돼지고기 가격 상승, 행락철 등 계절요인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이번 할당관세 추진 외 국제곡물 시장 불안에 따른 국내 축산물 가격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그간 사료업체의 원료구매자금 금리 인하(3월), 사료곡물 대체 원료의 할당물량 증량(4월)을 추진하였으며, 이번 추경을 통해 특별사료구매자금(1.5조원 규모, 금리 1%)을 지원하는 한편 사료업계의 의제매입세액공제 한도 증대(40% → 50%)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박범수 차관보는“관련 업계와 충분히 협의하여 이번 할당관세 인하를 통해 돼지고기 가격 안정에 기여하는 한편, 국내산 가격 안정을 위해 이번 추경으로 확보한 특별사료구매자금 지원 대책이 현장에서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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