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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노동법 위반 206건…산재 은폐 정황 수사 착수 - 산업안전 위반 205건·취업규칙 미작성 1건…61건 사법처리 방침 - 산재 미보고·지연보고 25건…산업안전 과태료 19억6천여만원 예정 - 과로·야간노동 개선 재차 지도…쿠팡 “개선사항 적극 조치”
  • 기사등록 2026-10-23 09: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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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고용노동부가 쿠팡 계열사의 노동관계법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본사와 물류·배송 사업장을 기획감독한 결과, 위반사항 206건을 적발하고 산재 은폐 정황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팡 계열사의 산업안전·근로기준 감독 결과와 물류현장 안전점검을 표현한 이미지. 실제 사업장이나 감독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아니다. [대전인터넷신문AI 생성 이미지]


노동부는 적발된 위반사항 가운데 61건을 사법처리하고 145건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205건, 성과향상프로그램(PIP)의 주요 내용을 취업규칙에 작성하지 않은 근로기준법 위반이 1건이다. 산업안전 분야 과태료 부과 예정액은 총 19억6천여만원이다. 


이번 감독은 국회와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산재 은폐, 불법파견, 성과향상프로그램 운영, 퇴사자 명단 작성·관리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지난해 말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둘러싼 국회 청문회에서 노동환경 문제까지 쟁점이 확대된 것이 감독 착수의 배경이 됐다. 


노동부는 지난 1월 16일부터 계열사 본사와 쿠팡로지스틱스 배송캠프 7곳을 대상으로 노동분야 감독을 실시했다. 이어 3월 16일부터 쿠팡·쿠팡풀필먼트서비스·쿠팡로지스틱스의 물류센터와 배송캠프 105곳을 대상으로 산업안전 감독을 진행했다.


다만 노동·산재 논란 자체가 개인정보 유출 이후 시작된 것은 아니다. 이번 수사에는 2020년 사망한 쿠팡풀필먼트 대구센터 노동자 고 장 모 씨 사건도 포함됐다. 해당 사건의 산재 은폐 등 고발장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접수됐다.


산업안전 감독에서는 합의금 지급 등으로 산재요양 신청을 취하하게 한 사례와 관리자 면담을 통해 신청을 취하하게 하고 산업재해조사표를 제출하지 않은 사례가 확인됐다. 노동부는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있다고 보고 범죄인지 후 수사를 개시했다.


산재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거나 늦게 보고한 사례도 25건 적발됐다. 노동부는 약 1억7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사업주는 3일 이상 휴업이 필요한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하면 산업재해조사표를 1개월 이내 관할 노동관서에 제출해야 한다.


작업 현장에서는 컨베이어 비상정지장치와 덮개 미설치, 지게차 작업구역의 노동자 접촉방지 조치 미실시 등도 드러났다. 노동부는 이 같은 안전조치 위반 59건에 대해 범죄인지 후 수사할 계획이다.


전동기계 충전소 외함의 접지 미시공과 비상구 앞 물건 적치, 상하차 도크 난간 중간대 미설치 등도 확인됐다. 각각 감전과 화재, 비상시 대피 지연,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요인이다.


야간노동 등에 대한 특수건강진단 미실시 10건과 휴게시설 설치·관리 부적정 6건을 포함한 119건에는 약 17억8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2024년 근로감독 당시 제시한 노동자 건강보호 권고사항도 일부 이행되지 않았다. 차량과 작업자의 동선 분리, 물품분류 자동화 설비 및 심리상담 프로그램 도입은 이행됐지만 소분류·상차 작업환경 개선 등은 추가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부는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작업환경 개선과 신형 프레시백 교체를 조속히 완료하도록 재차 지도할 계획이다. 현행 3회전 배송 방식 개선 등 작업시간을 줄일 방안도 마련하도록 할 방침이다.


근로기준 감독에서는 성과향상프로그램 대상자를 선정하고 운영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이를 통해 해고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고 제한 규정 위반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다만 프로그램의 선정대상과 교육내용·기간 등 주요 사항을 취업규칙에 작성·신고하지 않은 점은 위반으로 판단했다. 노동부는 시정지시와 과태료 부과에 나서고, 구체적인 운영기준과 단계별 이의제기 절차를 마련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취업방해 의혹과 관련해서는 일부 퇴사자 명단을 작성해 채용 참고자료로 활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다른 회사 취업을 방해하기 위해 명단을 외부에 공유한 사실은 확인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취업방해금지 위반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불법파견 의혹도 인정되지 않았다. 노동부는 쿠팡과 쿠팡로지스틱스가 각각 소속 노동자에게 노선배정과 업무배치 등을 지시하고, 배송 상품도 명확히 구분돼 있는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별도로 진행한 고 장 모 씨 사건 수사에서는 당시 쿠팡 대표이사의 부적절한 지시가 확인됐다고 노동부는 밝혔다. 당시 대표이사는 메신저로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는 내용을 보냈으며, 관계자들은 CCTV를 분석해 고인의 물 마시기와 화장실 가기, 기다리기, 대화하기 등의 시간을 구분해 정리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조사 과정에서 쿠팡 측이 처음에는 고인의 모습이 없는 CCTV를 제출하고, 두 번째 제출 영상에서 고인이 확인된 사실도 드러났다. 고인의 근무환경에 대한 관계자 진술이 영상 내용과 다른 사실도 확인됐다고 노동부는 설명했다.


고인은 2021년 2월 야간 교대근무와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등 부담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점을 인정받아 업무상 재해로 승인됐다. 노동부는 이번 고발 사건에 대해 공소시효가 지난 점 등을 고려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며, 추가로 제기된 산재 은폐 의혹은 계속 조사한다.


쿠팡을 둘러싼 논란은 미국 내 로비와 투자사들의 대응을 거치며 통상 쟁점으로도 확대됐다. 미국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는 올해 1월 한국 정부의 대응이 차별적이라며 미국 무역대표부에 무역법 301조 조사 개시를 청원했다가 3월 철회했다. 노동부의 근로감독 착수는 해당 청원 제출보다 앞섰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한국의 쿠팡 대응을 문제 삼았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법에 따른 조치라며 차별 주장을 반박했다. 미국 내 로비나 정치권의 움직임이 이번 노동부 감독의 강도 또는 처분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한편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쿠팡은 22일 입장문을 통해 “이번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필요한 사안들은 충실히 소명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재 은폐와 미보고는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막을 뿐만 아니라, 재해 원인분석과 위험요인 확인‧개선 절차를 차단하여 유사 재해의 재발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강조했다.


노동부는 2027년을 목표로 산업재해조사표 작성 가이드라인과 산재보상 승인 사유를 해당 사업장에 알리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다른 물류센터에서도 위반사항이 확인된 만큼 업계 전반의 지도·감독을 이어갈 방침이다. 후속조치의 실효성은 안전설비 개선과 노동 부담 경감, 산재 신청·보고 절차 개선이 실제 현장에서 이행되는지에 달려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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