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법무부가 국내 산업현장에서 일해 온 외국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고용과 지역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 숙련기능인력(E-7-4)의 체류기간 연장서류를 간소화하고 장기근속자의 자격 전환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다.
법무부의 숙련기능인력(E-7-4) 제도 개선 추진에 맞춰 산업현장의 외국인 근로자와 체류서류 간소화를 표현한 AI 생성 이미지. [대전인터넷신문]
법무부가 발표한 개선안에 따르면 E-7-4 체류기간 연장 신청에 필요한 제출서류를 현재 12종 이상에서 7종 이하로 줄인다. 동일 사업장에서 오래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에게는 E-7-4 전환 가점을 확대하고, 이후 거주(F-2) 자격 전환에 필요한 체류기간도 완화할 계획이다.
숙련기능인력 제도는 비전문취업(E-9)·선원취업(E-10) 등의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며 성실하게 근무한 외국인 근로자가 한국어 능력과 소득, 근무·체류기간 등을 검증받아 숙련인력 자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법무부는 2023년 9월 전환 쿼터를 2,000명에서 3만5,000명으로 확대했다. 2026년 9월 기준 E-7-4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5만2,648명이다. 이번 개선은 신규 외국인력 도입 규모 확대보다 국내에서 근무해 온 인력의 장기근속과 정착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청 과정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하이코리아에서 ‘취업비자 안내 길잡이’도 시범 운영할 예정이다. 기업과 외국인 근로자는 직종명이나 키워드 검색을 통해 취업 가능한 직종을 찾고, 직종별 자격요건과 임금기준, 고용 가능 인원, 필요서류를 확인할 수 있다. 학력·경력·연봉 등을 입력해 신청 가능한 취업비자 직종을 찾는 자격진단 기능과 E-7-4 점수계산기도 제공한다. 신청 유형과 직종에 따른 제출서류 체크리스트는 인쇄해 서류 준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장기근속 지원은 동일 사업장에서 쌓은 근무경력이 자격 전환에 더 유리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E-7-4 전환 때 근속기간에 따른 가점을 확대하고, 추후 F-2 자격을 신청할 때 필요한 체류기간을 완화해 근로자의 장기근속 유인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E-9·E-10에서 E-7-4를 거쳐 거주(F-2), 영주(F-5) 자격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경로를 명확히 제시하기 위해 관련 고시를 제정한다. 기업과 근로자가 채용·근속 계획과 장기 체류 경로를 미리 설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발표자료에는 장기근속 가점의 확대 폭과 F-2 전환에 필요한 체류기간의 단축 폭, 항목별 시행일이 제시되지 않았다. 자격 전환을 준비하는 기업과 근로자는 향후 고시와 안내를 통해 구체적인 적용 요건을 확인해야 한다.
이번 개선안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제도 확대 시행 3주년을 맞아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마련됐다. 조사는 중소기업중앙회·한국산업인력공단의 협조로 지난 6월 1일부터 26일까지 사업체 470곳과 외국인 근로자 31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서 고용주의 85.3%, 외국인 근로자의 81.3%가 E-7-4 전환 의사를 밝혔다. 고용주의 75.7%는 제도가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도움이 되는 이유로는 장기근속·인력 안정 38.4%, 숙련도 축적에 따른 생산성 향상 35.9%가 제시됐다.
자격 전환 과정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고용주는 복잡한 신청서류와 행정절차를,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어 점수 취득을 꼽았다. 고용주는 복잡한 신청서류와 행정절차 부담이 30.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환 후 이직 우려 13.7%, 임금 요건 부담 13.1%, 한국어 능력 등 요건 부담 12.5% 순이었다. 외국인 근로자는 한국어 점수 취득이 53.5%, 복잡한 절차가 18.7%였다. 서류 간소화는 이러한 행정절차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한국어 점수 취득과 관련해서는 이번 발표자료에 요건 조정이나 교육 지원 확대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진수 법무부장관 직무대행은 “이번 제도 개선은 외국인력의 유입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산업 현장에서 장기간 성실히 일해 온 외국인 근로자가 안정적으로 일하며 지역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청취하여 기업과 근로자 모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기업의 숙련인력 유지와 근로자의 안정적인 체류를 지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실제 신청을 준비하는 기업과 근로자에게는 서류 간소화의 적용 시점과 장기근속 가점, 거주자격 전환 요건이 핵심인 만큼 후속 고시와 세부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