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지역에서 2026년산 벼 수매가 본격화된 가운데 농협이 삼광 계약벼 특·1등급 수매가격을 조곡 40kg당 7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특히 정부 공공비축미곡 최종 매입가격에 연동한 추가정산도 예정돼 있어 농가의 최종 수령액에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쌀 소비 감소와 생산비 상승 속에 실질소득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6년산 벼 수매가 진행 중인 세종강남농협 벼건조저장시설에 수확한 벼가 담긴 대형 포대들이 적재돼 있다. 올해 세종지역 농협 자체벼 수매가격은 삼광 계약벼 특·1등급 기준 조곡 40kg당 7만4,000원으로 확정됐으며, 정부 공공비축미곡 최종 매입가격에 연동한 추가정산이 예정돼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본지가 지난 11일 세종강남농협 벼건조저장시설을 현장 취재한 결과, 수확한 벼가 담긴 대형 포대들이 시설 안팎에 줄지어 적재돼 있었다. 현장에 게시된 안내문에 따르면 올해 산물벼 수매는 지난 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2026년산 벼 수매가 진행 중인 세종강남농협 벼건조저장시설에 수확한 벼가 담긴 대형 포대들이 적재돼 있다. 올해 세종지역 농협 자체벼 수매가격은 삼광 계약벼 특·1등급 기준 조곡 40kg당 7만4,000원으로 확정됐으며, 정부 공공비축미곡 최종 매입가격에 연동한 추가정산이 예정돼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은 지난 9월 30일 제11차 이사회를 열고 2026년산 자체벼 수매가격을 품종과 등급, 계약재배 여부에 따라 차등 확정했다. 본지가 확보한 수매가격 확정 공문에 따르면 조곡 40kg당 삼광 계약벼(GAP 포함)는 특·1등급 7만4,000원, 2등급 7만2,000원, 3등급 7만 원으로 책정됐다. 삼광 비계약벼는 특·1등급 6만9,000원, 2등급 6만7,000원, 3등급 6만5,000원이다.
친들 계약벼는 특·1등급 7만 원, 2등급 6만8,000원, 3등급 6만6,000원이며, 비계약벼는 각각 6만5,000원, 6만3,000원, 6만1,000원으로 결정됐다. 기타벼는 특·1등급 6만4,500원, 2등급 6만2,500원, 3등급 6만500원이다. 친환경벼는 특·1등급 9만8,500원, 2등급 9만6,500원, 3등급 9만4,500원으로 가장 높은 수매가격이 적용됐다.
삼광과 친들 모두 계약재배 농가가 비계약 농가보다 동일 품종·등급에서 조곡 40kg당 5,000원을 더 받는다. 동일한 품종과 등급의 벼 4톤을 출하하면 계약 여부에 따른 수매대금 차이는 50만 원으로, 계약재배 여부가 농가의 판매수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지가 세종시농협쌀조합공동사업법인에 직접 확인한 결과, 올해 자체벼 수매대금은 정부 공공비축미곡 최종 매입가격에 연동해 추가정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농협은 정부 매입가격이 확정된 이후 추가정산을 진행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정산액은 연말 가격 결정 결과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정부 가격과 농협 자체 수매가격을 연동하는 세부 산식과 추가 지급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올해 전국 공공비축미곡 매입계획은 40만 톤으로, 지난해 43만 톤보다 3만 톤, 약 7% 감소했다. 정부는 공공비축미곡 매입 직후 조곡 40kg당 6만 원을 중간정산금으로 지급하고,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의 평균 산지쌀값을 반영해 연말 최종 매입가격을 결정할 계획이다.
중간정산금은 지난해 4만 원에서 올해 6만 원으로 2만 원 인상됐다. 이는 수확기 농가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조치지만, 중간정산금 인상이 최종 매입가격이나 농가소득의 동일한 증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정부의 2025년산 공공비축미곡 최종 매입가격은 포대벼 1등급 40kg 기준 8만160원으로, 2024년산 6만3,510원보다 1만6,650원, 약 26.2% 상승했다. 다만 정부 공공비축미곡 매입가격과 지역농협 자체벼 수매가격은 매입조건과 가격 결정 방식이 다르다. 따라서 지난해 정부 매입가격과 올해 농협 자체벼 수매가격을 직접 비교해 농가의 수취가격이 올랐거나 내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세종시의 지난해 공공비축미곡 매입계획 물량은 총 2,110톤이었다. 본지의 2025년 11월 6일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는 당시 산물벼 480톤을 매입 완료하고, 연동면을 시작으로 건조벼 1,630톤의 매입에 착수했다. 매입 품종은 삼광과 친들 2개 품종이었으며, 수매된 벼는 세종지역 정부관리양곡창고 3곳에 보관하도록 했다. 올해 전국 공공비축미곡 매입물량이 줄어든 가운데 세종지역 배정량은 확인되지 않아 지난해 확정 물량과의 증감 여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전국 쌀 생산량도 지난해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8일 발표한 2026년 쌀 예상생산량조사에 따르면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은 약 351만8,000톤으로 지난해 약 353만9,000톤보다 2만1,000톤, 0.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 67만7,514ha에서 올해 67만69ha로 1.1% 줄었다. 반면 10a당 쌀 생산량은 지난해 522kg에서 올해 525kg으로 0.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단위면적당 생산성은 개선되지만 재배면적 감소로 전체 생산량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쌀 생산량 감소와 별개로 국민의 쌀 소비도 장기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양곡소비량조사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3.9kg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반면 식료품·음료 제조업체의 쌀 소비량은 106만5,324톤으로 전년보다 22.0% 증가해 가정용 쌀 소비는 줄어들지만 가공용 수요는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소비구조 변화 속에서 생산량 감소가 곧바로 공급 부족이나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전체 수급 상황은 정부 비축물량과 민간 재고, 가공용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농가 입장에서는 수급 조절 과정에서 안정적인 판매가격과 적정한 출하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배면적이 줄어 생산량이 감소하면 수매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전체 판매수입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비 상승도 농가 경영의 부담 요인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산 논벼 생산비조사에 따르면 10a당 생산비는 92만1,395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벼농사는 농기계 작업비와 비료·농약비, 인건비 등 영농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생산량이 감소한다고 비용도 같은 비율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결국 농가의 실질소득은 수매가격뿐 아니라 출하량과 생산비를 함께 비교해야 판단할 수 있다.
세종지역 역시 올해 벼 재배면적과 실제 생산량, 농협 수매물량이 지난해보다 얼마나 달라졌는지에 따라 농가의 경영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전국적인 생산량 감소 추세가 세종지역에도 동일하게 나타났는지는 별도의 지역통계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의 계약재배와 추가정산은 농가의 판매수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수단으로 주목된다. 다만 추가정산이 실제 농가소득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는 최종 지급액과 생산비, 출하량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쌀 소비 감소에 대응한 재배면적 조절과 함께 계약재배 확대를 통한 안정적인 판로 확보, 생산비 절감, 가공용 쌀 수요 확대, 지역 농산물 소비 촉진 등 생산부터 유통·소비까지 연계한 대책이 요구된다.
특히 세종지역 농업의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매가격뿐 아니라 영농비용과 실제 농가소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소규모 농가가 생산비 상승과 출하량 감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국 올해 벼 수매의 성과는 수매가격 자체보다 농민들이 한 해 농사를 통해 얼마나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쌀 수급 안정정책과 농가의 실질소득을 뒷받침할 대책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재배면적 감소가 장기적으로 지역 농업의 생산 기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