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이 발간한 『세종교육백서』는 지난 12년간 특성화고 체제 개편과 직업계고 학점제, 현장실습 혁신, 산학협력 확대 등을 통해 미래형 직업교육 기반을 구축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학령인구 감소와 취업 선호도 변화, 산업구조 재편 등 과제도 남아 있어 제5기 세종교육이 이를 어떻게 계승·발전시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세종교육 12년④ 직업교육의 재발견. 세종장영실고와 세종미래고를 중심으로 추진된 세종시 직업교육은 학과 개편, 직업계고 학점제, 현장실습 및 산학협력 확대를 통해 미래형 인재 양성 기반을 구축해 왔다. 최근에는 AI디지털 특성화고 추진 논의까지 이어지면서 직업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세종교육 12년의 변화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분야가 직업교육이다. 최근 발간된 『세종교육백서』는 세종 직업교육의 역사를 단순한 취업교육이 아닌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체제 혁신 과정으로 정리했다. 백서는 직업이 생계유지 수단 중심이었던 시대를 지나 자기실현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시대로 변화하면서 직업교육 역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했다고 진단했다.
세종시는 출범 초기부터 직업교육 체계 개편에 나섰다. 당시 세종미래고(옛 세종하이텍고)와 세종여고 직업계열 학과 중심으로 운영되던 직업교육은 산업 변화와 학생 수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 정책이 2020년 제2특성화고인 세종장영실고 설립이었다. 세종장영실고는 IT콘텐츠과, 보건간호과, 뷰티미용과, 외식조리과 등 미래 산업과 생활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학과를 구성했다. 교육청은 중학생과 학부모, 지역사회의 수요조사를 거쳐 학과를 설계했으며 직업교육 선택권 확대와 우수 인재 유입을 목표로 학교를 개교했다.
백서에 따르면 세종장영실고는 2023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학과 중심의 멘토·멘티 체계와 산업체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전국 직업계고의 관심을 받는 학교로 성장했다. 실제 보건간호과의 경우 첫 졸업생 전원이 취업 또는 진학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세종미래고 역시 산업 수요 변화에 맞춰 학과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하이텍기계과와 의료화학공업과 체제를 바이오화학과, 베이커리카페과, 로보트로닉스과, 스마트기계과 등으로 재편해 미래 산업에 대응하는 교육체계를 구축했다.
교육과정 혁신도 이어졌다. 세종은 전국적인 직업계고 학점제 도입에 앞서 2020년부터 시범 운영에 나섰다. 학생들이 학과 경계를 넘어 과목을 선택하고 자신의 진로에 따라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학점제를 도입했다.
특히 세종장영실고는 학과 간 융합형 교육과정과 세부 전공 코스제를 운영하며 직업계고 학점제 우수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장 중심 교육도 강화됐다. 세종시교육청은 2024년 현장실습 안전지원단을 구축해 참여 기업을 직접 점검하고 학생 안전을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채용연계형 직무교육과 글로벌 현장학습, 취업지원센터 운영 등을 통해 취업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직업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꿈꾸세(종) 이루세(종)’ 축제와 학교 방문의 날, 학과 체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중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직업교육의 변화상을 알리고 있으며 일반고 학생을 위한 직업교육 위탁과정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백서는 세종 직업교육이 단순한 취업 준비를 넘어 진로 설계와 미래 역량 함양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세종 직업계고 취업률은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을 유지해 왔으며, 세종장영실고 첫 졸업생 배출 이후 취업과 진학 성과가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종지역 직업계고 졸업생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어 취업률과 진학률 변동 폭이 큰 특징도 함께 지적했다.
그러나 과제도 적지 않다. 백서는 전국적으로 특성화고 취업률 하락과 대학 진학 선호 증가가 지속되고 있으며 고졸 취업자의 임금 수준이 대졸자보다 낮은 현실이 직업교육 활성화의 걸림돌이라고 진단했다.
또 산업현장 변화 속도를 교육과정이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와 학교별 역량 차이, 교사들의 신입생 모집과 취업 지원, 수업 운영 부담도 개선 과제로 제시했다.
무엇보다 백서는 직업교육의 미래를 ‘평생직업교육’에서 찾고 있다. 직업교육이 졸업 후 취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직자 교육과 직무 전환 교육, 성인 학습까지 연결되는 체계로 확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백서는 직업계고를 평생학습의 출발점이자 지역사회 재교육 거점으로 육성하고, 교육청 평생교육원과 연계한 후학습 지원 체계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심은 이제 제5기 세종교육이 이러한 정책을 어떻게 이어갈지에 쏠린다. 강미애 교육감 당선인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장기 과제로 AI디지털 특성화고 지정·운영 구상을 제시했다. 이는 세종미래고와 세종장영실고를 중심으로 구축된 직업교육 체계를 인공지능과 디지털 산업 분야로 확대하겠다는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 교육발전특구 사업과 연계해 미래산업 분야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에 정착하는 정주형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
교육계에서는 최교진 교육부 장관 재임 시절 구축된 직업교육 기반 위에 강미애 교육감 체제가 AI·디지털 특성화 교육과 지역산업 연계형 인재 육성 정책을 어떻게 접목할지가 향후 세종 직업교육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교육백서』는 “직업교육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힘을 기르는 교육”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2년간 구축된 세종형 직업교육 모델이 앞으로 지역 인재 육성과 산업 경쟁력을 연결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교육 12년 동안 직업교육은 특성화고 설립과 학과 개편, 직업계고 학점제, 현장실습 혁신 등을 통해 양적 확대보다 질적 혁신을 추구해 왔다. 앞으로는 평생직업교육 체계 구축과 지역 정주형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제5기 세종교육이 이 과제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세종 직업교육의 다음 10년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