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이향순기자] 정부가 1일 충남 아산에서 향후 5년간의 중견기업 성장전략을 발표하고 지역 중견기업의 13조7천억원 이상 투자를 지원하기로 한 가운데, 대전 진합도 ‘월드클래스 플러스’ 기업에 선정돼 미래모빌리티 핵심기술 개발에 나선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일 충남 아산 하나마이크론 본사에서 중견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 등 중견기업 성장정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월드클래스 플러스’ 신규 선정기업 10개사에 대한 선정서 수여식도 진행됐다. [사진-산업통상부]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이날 충남 아산의 반도체 후공정 전문 중견기업 하나마이크론에서 중견기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고 ‘제3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정부의 향후 5년간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산업현장인 아산에서 공개했다는 점에서 충청권 산업계에서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 계획은 중견기업의 성장 정체를 풀어 다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현상을 줄이고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다시 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견기업은 전체 기업 수의 1.5%에 불과하지만 국내 생산의 15%, 수출의 18%, 고용의 14%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제조 중견기업의 85%가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국내 산업생태계와 공급망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은 감소하는 반면 중견기업에서 다시 중소기업으로 회귀하는 기업은 늘고 있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각종 지원이 줄어드는 ‘지원 절벽’과 대기업 진입 과정에서 규제가 늘어나는 구조도 성장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정부는 이에 따라 ▲중견기업 핵심역량 제고 ▲성장사다리 강화 ▲5극3특 지역기반 중견기업 확충 ▲미래 산업 패러다임 대응 등 4대 전략을 추진한다. 지역경제와 직접 연결되는 정책은 ‘5극3특 지역기반 중견기업 확충’이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기 위해 5극3특 성장엔진과 연계한 지역 핵심 중견기업의 투자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정책금융·인력·인프라를 함께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가 파악한 지역 중견기업의 투자계획은 13조7천억원 이상이다. 지역 중견·중소기업과 대학, 연구기관 등이 함께 참여하는 상생형 R&D도 확대해 지역 중견기업이 이른바 ‘micro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13조7천억원은 정부가 충청권에 투입하는 예산이 아니라 지역 중견기업들의 투자계획 규모다. 대전·세종·충남에 어느 정도의 투자와 정부 지원이 배분될지는 향후 세부사업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견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1조원 규모 ‘데카코어(Deca-core)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대학·연구기관 등이 협력해 개별 소재·부품을 넘어 시스템 단위의 10대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2027년부터 2035년까지 추진된다.
정부는 기술개발에서 끝내지 않고 핵심 소재·부품·장비와 공정·완제품 개발부터 특허·표준, 판로·인증, 상용화와 해외진출까지 연계한다. 공급망 병목이나 해외 의존도가 높은 품목도 발굴해 원천기술 개발부터 글로벌 수요기업의 사양 채택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기업이 성장하면서 오히려 불리해지는 제도도 손본다. 중견기업이 대기업 요건에 해당하더라도 최초 5년간 중견기업 지위를 유지하는 ‘중견기업 졸업유예’를 도입하기 위해 중견기업법 개정을 추진한다. AI 전환도 본격화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제조 원청 중견기업의 50% 수준인 약 350개사의 AI 전환 지원을 추진하고, 철강·화학 등 탄소 다배출 분야의 친환경 설비투자와 제조현장 안전전환도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에서는 대전 기업 진합의 ‘월드클래스 플러스’ 선정이 눈에 띈다. 산업부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올해 신규 선정된 월드클래스 플러스 기업 10곳에 선정서를 수여했다. 진합은 새한산업, 카이엠과 함께 미래모빌리티 분야에 선정됐다. 진합도 지난 5월 산업부의 ‘2026 월드클래스 플러스 프로젝트’ 미래모빌리티 분야 지원기업으로 최종 선정됐으며, 5월 6일 전자협약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날 행사는 새로운 선정 발표라기보다 앞서 선정된 10개 기업에 대한 공식 선정서 수여식으로 구분하는 것이 정확하다. 진합
진합이 수행하는 과제는 ‘차세대 모빌리티 제동시스템 EMB(Electro Mechanical Brake)용 25kN급 초경량 고하중 비수축형 볼스크류 국산화 기술 개발’이다. 자동차 체결부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중견기업이 미래모빌리티 핵심 제동부품 기술 확보에 나선다는 점에서 대전 자동차부품 산업의 기술 고도화 여부도 관심사다.
월드클래스 플러스 사업은 중견기업의 기술개발부터 해외시장 진출까지 전 주기를 지원한다. 올해 신규 과제는 최대 4년 동안 수도권 기업에 최대 40억원, 지방기업에는 최대 5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사업상 최대 지원한도로 진합의 실제 정부지원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김정관 장관은 이날 중견기업을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대·중소기업의 가치사슬을 연결하는 ‘미들파워’로 규정하고, 기업 성장이 국가경제 성장으로 연결되는 만큼 독자 기술력을 갖춘 앵커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성장사다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정부가 충남 아산 산업현장에서 지역 중견기업 육성을 국가 중견기업 정책의 한 축으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와 접점이 있다. 대전 진합의 미래모빌리티 기술개발을 비롯해 앞으로 5극3특 정책과 1조원 규모 데카코어 프로젝트가 대전·세종·충남 기업의 실제 투자와 연구개발, 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주목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