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식품부)는 가축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청정 축산 실현을 위해 ‘중장기 가축 방역 발전대책’을 발표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 가축전염병은 가축의 폐사로 인한 생산성 저하뿐만 아니라 축산물 가격상승 등을 초래하여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유발했다. 그간 정부의 재정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여 가축전염병의 대규모 확산을 차단하는 성과가 있었으나, 일부 농가들은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위반하는 등 방역 의식이 아직 부족하고, 가축전염병 다양화, 동물복지 인식 확산 등 방역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가축전염병 예방 및 관리체계에 대한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지자체, 생산자 단체, 현장 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①자율방역 강화, ②사전예방 시스템 효율화, ③신종 전염병·소모성 질병 등 대응강화, ④방역 인프라 확충을 주요 과제로 하는 중장기 가축 방역 발전대책을 마련하였다.
<먼저, 정부 주도 방역에서 지역-민간 주도 방역으로 전환한다.>
지자체가 지역 여건별 맞춤형 방역 관리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는 지자체의 계획 이행을 관리·지원하는 지역 주도 자율방역체계를 구축한다. 광역지자체는 3년마다 가축전염병 예방 및 관리대책을 수립하고, 기초지자체는 과거 가축전염병 발생 상황 등을 고려하여 위험 농가 및 축산관계시설 관리, 밀집단지 방역, 중점방역 관리지구 관리 등의 방역계획을 매년 수립한다.
농식품부는 지자체의 방역대책을 평가하여 우수지자체에 대해 2026년부터 방역 관련 사업을 우선 지원하는 등 지자체 평가 및 환류를 강화하는 동시에, 방역 인력 교육, 농식품부·지자체 합동 가상방역 훈련 등을 통해 지자체의 가축 방역 대응을 지원한다.
교육·캠페인·인센티브 등을 연계하여 농가 단위 차단 방역을 강화한다. 방역수칙 위반 농가의 재발 방지를 위한 별도의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실질적으로 가축을 관리하는 외국인 근로자 등에 대한 전용 교육 플랫폼을 마련하여 맞춤형 교육을 강화한다. 이와 더불어 방역에 대한 농가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생산자 단체 등과 협업하여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가칭)’와 같은 농가 자율방역 캠페인을 지속 추진한다. 또한, 농가들의 자율적인 방역수준 제고를 위해 농장의 방역 관리 수준 평가체계를 올해 말까지 구축하고 방역 우수농장에 대해 축산사업 우선 지원 등 인센티브를 확대·강화한다.
가축전염병 예방 및 관리와 관련된 민간 산업 생태계도 조성한다. 농장 소독·방제 등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방역 위생관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소독·방제 표준 매뉴얼을 제작·배포하고 민간 컨설팅 산업 육성을 위해 2026년부터 우수 컨설턴트 인증제를 도입한다. 시·도 가축 방역 기관이 중심이 되어 추진 중인 가축전염병 정기 예찰에 민간질병 진단기관(민간병성감정기관)의 참여 비중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가축 살처분, 사체 처리 등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가축 폐기물 처리업을 신설하여 관련 분야의 산업화를 유도하는 동시에 살처분 과정에서의 방역 취약요인 관리를 강화한다.
<둘째,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른 가축 살처분, 물가 상승 등의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축전염병의 사전예방 기능을 강화한다.>
농장 시설 및 사육 현황, 주변 지형, 차량 출입 빈도, 매개체 분포 등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위험 지역·농가를 선별하여 예찰·소독 등 방역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하는 스마트 방역을 추진한다. 지난해 말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시범 적용 중인 인공지능 활용 위험도 평가를 올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확대하는 한편, 위험도 평가지표를 다양화·고도화하여 평가 정확도를 개선('24 : 44%* → '29 : 85%)해 나간다.
축산차량 통행량, 가축전염병 발생 정보 등 국가가 축 방역 통합시스템(KAHIS) 내 방역 정보를 2026년부터 민간에 공개하고, 질병 분석·예측 고도화 등을 위해 차세대 국가가 축 방역 통합시스템(KAHIS) 전환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축전염병 전파의 주요 요인인 사람, 차량 등의 관리도 강화한다. 축산농가에만 부여된 소독 등의 방역수칙 준수 의무를 축산관계시설의 영업자, 축산차량 운전자, 농장 근로자까지 확대하여 방역 책임의식을 강화한다.
농가의 방역 미흡 사항 개선 및 인식 제고 등을 위하여 방역 점검을 효율화한다. 고위험 지역 연중 점검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등에 점검 전문인력을 확충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방역 점검을 거부하는 축산농가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고, 가축방역관 이외의 일반 공무원들도 축산농가의 방역기준 준수 여부 점검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한편, 현장에서 점검 정보 입력·확인이 가능하도록 모바일 시스템을 보완한다.
<셋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주요 가축전염병 이외의 신규 유입 우려(신종) 및 소모성 질병 등의 대응도 강화한다.>
중국, 태국 등 인접국에서 발생하여 국내 유입 가능성이 큰 가성우역, 아프리카마역 등에 대한 대비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 바이러스 국내 유입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부터 가성우역(야생 고라니 등)과 아프리카마역(파리·모기 등)의 주요 매개체에 대한 예찰을 추진한다. 또한, 가성우역과 아프리카마역의 백신을 비축하고, 긴급행동지침(SOP)도 각각 마련한다.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가축전염병(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관리도 한층 강화한다. 최근 미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젖소를 거쳐 사람에게까지 감염되는 사례가 지속 나타남에 따라 젖소 등 포유류에 대한 인플루엔자 검사를 강화하고, 국내 발생 시 신속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포유류 조류인플루엔자(AI) 긴급행동지침(SOP) 보완, 가상방역 훈련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농업인과 국민이 조류인플루엔자, 브루셀라 등 주요 인수공통전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농촌진흥청, 질병 관리청 등과 협업하여 표준 교안 및 영상 제작 등 교육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돼지 유행성설사(PED), 돼지 생식기 호흡기증후군(PRRS) 등 소모성 질병의 경우에는 농가에서 발생 신고를 꺼려 현황 파악과 질병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질병 감시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발생 농가 이동제한 등 방역 조치를 완화하여 발생 농가의 신고를 유도하고, 양돈 농가(2025년 500호)를 대상으로 소모성 질병 정기 검사를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효율적인 가축전염병 예방 및 관리를 위해 제도 정비, 인력 확충 등을 추진하고, 현장 맞춤형 연구개발을 강화한다.>
현재 명확한 기준 없이 제1종부터 제3종까지 단순 분류된 법정 가축 전염병들을 치명률, 전파력 등을 고려하여 분류기준을 구체화하고 재분류한다. 새로운 분류기준과 질병 위험도 등에 맞게 일시이동중지, 살처분 등 주요 방역 조치도 종별로 차등적용(제1종:일시이동중지, 예방적 살처분 등 넓은 지역에 대한 방역 조치, 제2종:발생농장 살처분, 이동제한 등 농장 단위 방역 조치, 제3종:방역 조치 없이 질병 발생 현황만 파악)하도록 체계화한다.
가축 방역 인력 운용도 효율화한다. 지난해 실시한 가축방역관 업무 현황 및 실태분석 연구용역의 결과를 바탕으로 가축방역관의 업무 범위 조정, 가축방역관 적정인원 기준 재설정 등 인력 운용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공수의, 가축방역사 등 민간 인력 활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축방역관의 처우개선도 관계부처와 지속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가축 방역 연구협의체를 구성하여 방역 연구개발도 강화해 나간다. 구제역, 럼피스킨 등 주요 수입 백신에 대한 국산화를 추진하고, 구제역 백신 이상육 피해 감소 등을 위한 피 내 접종용 백신 개발도 추진한다. 현장 수요가 높은 방역 시설, 소독제 등에 대한 차단 방역 효과에 대해서도 실증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송미령 장관은 “이번 대책은 특정 가축전염병이 아닌 예방-발생 대응-사후관리를 포괄하는 방역 정책을 다룬 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하면서 “정부는 이번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여 가축전염병 발생 및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것이며, 지자체와 민간에서도 지역-민간 주도 자율방역으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여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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