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 최고관리자
[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김오진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1차관이 12일 서울본관 브리핑실에서 LH 이권 카르텔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인천 검단지구에서 발생한 LH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연달아 발생한 철근 누락 사태는 전관 중심의 이권 카르텔로 인한 주택건설 전 과정에서의 총체적 부실이 주요한 원인으로 드러났다며 국민 주거안정과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해야 할 LH에서 이와 같은 후진국형 부실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을 전했다.
현재 LH를 중심으로 형성된 독점적 공공주택 공급구조는 LH의 무사안일한 행태를 고착화시키고 더 나아가 퇴보하는 데 일조한 것을 두고 매우 엄중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LH의 발주 규모는 연간 10조 원 수준에 달해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전관을 중심으로 이권 카르텔을 형성함으로써 설계와 시공뿐만 아니라 건설안전의 최후 보루인 감리시스템까지 무력화시키는 등 공공주택 건설 전반의 부실을 초래한 것을 두고 LH 혁신방안으로 ▲새로운 공공주택 공급구조 개편, ▲부실시공을 유발한 전관 중심의 이권 카르텔 해소, ▲공공주택 안전 관련 규정 강화 등을 추진, 카르텔로 인한 부실을 최대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LH 중심의 독점적 공공주택 공급구조에 민간과의 경쟁을 최초로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공공주택 공급구조로 바꾼다. LH뿐만 아니라 민간건설사도 단독으로 공공주택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하여 공공주택 분야에서 LH와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LH와 민간이 건설하는 공공주택에 대해 입주민 만족도, 분양가격, 하자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함으로써 보다 우수한 사업자가 더 많은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든다. 지금껏 독점적 지위에 있던 LH가 품질과 가격경쟁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경우에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도태되도록 하여 끊임없는 자체 혁신을 이끌어 낸다.
아울러, 최근 침체된 시장여건 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건설업계 역시 주택기금지원 등 인센티브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공공주택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건설시장의 안정을 도모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부실시공을 유발한 전관 중심의 이권 카르텔 해소를 위해서는 첫째, 전관을 통한 이권 개입 소지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LH가 가지고 있는 설계·시공·감리업체의 선정 권한을 전문기관으로 이전하되 우선 설계와 시공업체의 선정 권한은 조달청으로 이관한다. 아울러 민간전문가가 참여하는 위원회를 통해 신규업체 진입장벽을 제거하는 등 품질과 가격 중심의 공정경쟁을 유도한다.
둘째, 감리업체 선정과 그 관리·감독 권한은 건설안전 전문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으로 위탁함으로써 건설품질과 안전 확보의 핵심역할을 하는 감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전관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를 위해 LH 전관이 소속된 업체는 LH 사업 참여를 원천적으로 제한한다. 2급 이상으로 퇴직한 LH 전관이 퇴직한 지 3년 이내에 재취한 업체는 LH가 시행하는 사업을 수주할 수 없도록 하며, 3급으로 퇴직한 LH 전관이 재취업한 업체는 사실상 낙찰이 어려운 수준으로 불이익을 부과하여 전관업체의 사업 참여가 오히려 어려워지도록 입찰제도를 개선한다. 또한, LH 퇴직자에 대한 재취업 심사도 대상자와 대상업체를 대폭 강화하고 심사도 내실화함으로써 카르텔 형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끝으로 잇따른 부실시공을 근절하기 위해 공공주택 안전 관련 규정도 기존 법령보다 강화토록 한다. 앞으로 LH가 시행하는 모든 공공주택의 구조설계를 외부전문가가 철저히 검증하고 구조도면은 대외에 공개하는 등 제3자에 의한 설계 검증을 강화한다. 철근배근 누락과 같이 주요 항목을 위반한 부실업체는 일정 기간 LH 사업의 수주를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도 운용토록 한다.
건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건설카르텔을 혁파하고 건설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건설카르텔 혁파방안으로는 먼저, 감리가 독립된 위치에서 제대로 건설과정 전반을 감독할 수 있도록 감리제도를 재설계한다. 감리가 건축주와 건설사에 예속되지 않도록 건축주 대신 허가권자가 감리를 선정하고 감리선정 절차도 객관적으로 개선한다. 실력과 전문성이 우수한 감리는 국가 인증감리제를 선정하는 한편, 분야별 전문가를 보유하고 감리업무만 전담하는 전문법인을 도입함으로써 감리전문성을 강화한다.
명확한 설계책임 부여와 검증 강화를 통해 부실설계를 방지한다. 현재 건축사가 작성하고 있는 구조도면은 구조 분야 전문성을 가진 구조기술사가 작성하도록 작성 주체와 책임을 명확하게 한다.
공공공사에서 적용 중인 건설사의 설계검토 의무를 민간공사까지 확대하고 시공 중 주요부에 대한 설계 변경 시에는 구조전문가의 검토를 거치도록 하는 등 설계와 시공 간의 상호 검증을 강화한다. 아울러, 건설 현장에 대한 감독체계 강화를 통해 부실시공을 원천 차단한다. 철근배근, 콘크리트 타설 등 주요 공정은 공공이 현장을 점검한 후 후속 공정을 진행하는 등 현장 점검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 또한, 불량 골재 유통으로 인한 콘크리트 품질 저하를 막기 위해 골재 이력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신규 작업자에 대한 현장 교육을 통해 경험 부족으로 인한 시공 오류를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안전과 품질을 중심으로 건설산업 시스템을 개편한다. 공공주택 공기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분상제 주택의 감리비 대가를 현실화함으로써 적정 공기 내에서 제값 받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 또한, 안전과 품질관리 실적에 따라 건설공사 보증료율을 차등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등 불법의 기대비용이 기대이익보다 더 큰 구조로 전환한다.
김 차관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분노와 배신감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번 대책이 LH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을 깊이 새기고 국민 주거안정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간 건설 분야에 만연해 온 이권 카르텔도 뿌리째 뽑아 민간 건설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도약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