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세종시교육청 최교진 교육감은 4일 세종특별자치시교육감 특별교부금 상향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특별교부금 비율 상향은 지방교육자치에 역행하고 지방교육재정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므로 철회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감 입장문에 따르면 김진표 국회의장 등 국회의원 17명이 공동발의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이 2024년도 정부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되었다.
이 개정안은 공교육에서의 인공지능(AI) 역량을 혁신하기 위한 것으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부가 특정 목적에 사용할 수 있는 특별교부금의 비율을 2024년부터 6년 동안 현행 3%에서 4%로 올리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시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사용하던 보통교부금이 약 7천억 원가량 줄어들고, 대신 이를 교육부가 주도하는 AI(인공지능) 기반 교수학습 역량 강화사업과 AI 맞춤형 방과후학교 사업 등에 사용하게 되어 시도교육청의 재량을 더욱 축소하게 된다. 또한 특별교부금이 몇몇 시도교육청에만 주는 인센티브 형식으로 사용되면 시도교육청 간 교육격차가 벌어질 우려가 크다.
이번 개정안의 안타까운 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어 유초중고가 큰 어려움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 교육만을 위해 특별교부금 비율을 상향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세수를 재추계한 결과 당초 예산안보다 약 59조 원이 덜 걷힐 것으로 전망하였다. 올해 교부가 예정되어 있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기편성된 예산안에서 약 11조 원을 줄여서 교부되며, 정부는 2024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이미 교부금을 2023년보다 약 6.9조 원 감액하여 편성해놓은 상태이다.
또한, 2024년부터 만 5세 유아교육비·보육료 추가 지원을 시도교육청의 교부금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여, 이 부분에 소요되는 예산만 2024년 약 1,759억 원, 2026년에는 약 5,000억 원이 추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듯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자체는 줄어드는 데 반해, 오히려 쓸 곳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지금 지방교육재정이 처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없이 오히려 특별교부금의 비율을 늘려 시도교육청의 재정난을 더욱 심화하려 하고 있다.
또한 특별교부금 비율 증가는 지방교육자치 취지와 의미를 크게 훼손하게 된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보통교부금과 특별교부금으로 나뉘는데, 특별교부금은 교육청의 요청에 의해 교육부장관의 승인을 받거나 교육부장관의 필요에 의한 사업에 교부하는 예산으로, 예산집행권이 사실상 중앙정부에 귀속된다.
이런 상황에서 보통교부금의 비율을 줄이고 특별교부금의 비율을 늘린다면, 이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및 지방교육의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 시행하는 지방교육자치를 훼손할 뿐이다.
그래서 지방교육자치를 더욱 보장하기 위해 2018년부터 기존의 4%였던 특별교부금을 현재의 3%로 낮춘 것이며, 더 나아가 2018년 12월에는 교육부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특별교부금 비율을 3%에서 2%로 줄이는 법률개정에 나서기로 합의한 바도 있다.
이러한 맥락을 무시하고 특별교부금 비율을 다시 상향하는 것은 지방교육자치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의 입법 정신을 몰각하는 것이며, 시대 변화에 역행하는 처사이다.
최교진 세종시교육청 교육감은 4일 입장문에서 "대통령도 지방시대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역으로 더 크게 이양할 것임을 강조하였듯이, 지방교육자치는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큰 방향 중 하나이다.' "그리고 지방교육자치의 가장 중요한 밑바탕은 이를 시행해 나갈 예산이다." "그러므로 국회는 이제라도 특별교부금 비율 상향을 명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을 예산안 부수법안에서 제외하고 이를 관련 상임위에서 보다 심도있게 논의할 것을 제안한다."라며 입장문을 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