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열 최고관리자
[대전인터넷신문=종합/최대열기자] 코로나 19 사태 3년을 거치며 시중에서 자취를 감췄던 5만 원권 지폐가 장롱이나 금고에서 다시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이후 기준금리와 시중금리가 계속 뛰면서 고액권을 들고 있기보다 예·적금 등의 형태로 굴리는 게 유리해진 데다 방역 해제로 대면 경제활동도 늘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화폐 수급 동향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만 원권 발행액은 약 10조 원, 환수액은 7조 8천억 원을 기록했다.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인 환수율은 77.8%로, 2009년 6월 5만 원권 발행이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환수율이다.
통상 한국은행이 화폐를 발행하면, 화폐는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예금·세금납부 등 형태로 금융기관으로 입금된다. 금융기관은 일부를 시재금으로 보유하고 나머지는 한국은행에 입금하는데 이때 돌아온 금액이 환수액이다.
환수율은 해당 기간 발행액 대비 환수액의 비율로, 화폐 환수율이 높다는 것은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5만원 권 환수율은 지난 2009년 최초 발행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17∼2019년 중 50∼60%대에 이르렀다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2021년에는 10∼20%대까지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로 대면 거래가 줄어든 데다 경제 불확실성에 고액권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방역 규제 완화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한국은행이 지난 2021년 8월부터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3.00%포인트(p) 올리면서 환수율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금리도 함께 뛰면서 현금을 보유하기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적금 등에 넣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예금) 평균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지난 2021년 8월 연 1.03%에서 지난해 11월 연 4.29%까지 뛰었다. 은행 수신금리는 이후 하락해 지난 4월 3.43%까지 내렸으나, 5월 반등해 6월에는 3.69%로 집계됐다.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 역시 2021년 8월 말 2천 253조 7천억 원에서 지난해 11월 2천480조 6천억 원까지 늘었다. 지난 5월에는 2천 427조 8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고액권 환수율 증가세는 통화 긴축을 이어간 다른 주요국에서도 관측됐다.
미국 100달러권 환수율은 2020년 51.0%까지 하락했다가 2022년 81.3%로 올랐으며, 유로존 200유로권 역시 2020년 환수율이 46.5%로 내렸다가 지난해 104.8%까지 상승했다.
양경숙 의원은 “지난해부터 금리상승에 따른 화폐 보유의 기회비용이 증가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5만 원권 환수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한 올해 5만원 권 환수율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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