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이 제출한 ‘지방의원의 공약이행 추진기구 설치·운영 건의안’이 1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시도의회 의장협의회(이하 의장협의회) 제3차 임시회에서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의장협의회는 이날 2023년도 3차 임시회에서 지난 3월 24일 ‘국회 지역균형발전 포럼 울산지역회의 결과 보고’ 등을 청취하고 상정 안건 등을 처리했다.
상병헌 의장이 제출한 ‘지방의원의 공약이행 추진기구 설치·운영 건의안’에는 의회 사무처에 공약 추진단 등을 구성하거나 공약과 관련한 의회사무처 직원의 행정적 지원이 불가능한 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단체장과 마찬가지로 지방의원의 선거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가능성과 방안을 모색하고 이행 상황이나 결과 등을 체계적으로 점검·관리하는 것은 주민에 대한 당연한 책무인데도 이를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이 미비 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방의원으로만 구성된 공약 추진단 등을 통해 각 상임위원회의 소관 사무 범위에서 사업 추진상황을 관리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의회 사무처가 지방의원의 공약 추진단 등을 구성하거나 지방의원의 개별 선거 공약이 포함된 사항을 추진·관리하는 경우 행위 양태에 따라 ‘공직선거법’에 위반될 수 있다는 의견이며, 법제처에서도 조례의 입안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것은 사무처의 사무로 볼 수 있으나 선거 공약 관리에 대해서는 의회 사무처의 소관 사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상 의장은 이에 대해 현행 ‘공직선거법’ 등과 관련된 정부 부처의 유권해석이나 의견제시에 있어서 지자체와 지방의회에 대해 상호 균형적이지 않은 시각차가 엄연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단적인 예로 단체장의 공약사항은 지자체의 정책으로 채택될 때 비로소 시행 대상이 되고 자치사무의 성격을 띤다.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관리하기 위해 공약 관련 총괄부서와 전담부서를 지정하여 정책화하기까지 실행 가능성 검토와 재원 조달방안, 추진 로드맵 등 공약이행을 위한 담당 공무원이나 부서 차원의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이행상황 등을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여 자치단체별 누리집을 통해 공약내용, 이행계획, 재정투자계획 등을 시민들에게 상시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의원의 경우 조례 입법 등의 의정활동을 통해 공약을 이행해야 하는데도 ‘공약 추진단’ 등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의회 사무처의 업무 지원이 일체 허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즉 의회 사무처가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더라도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한 의회 사무처의 행정적 지원이 ‘공직선거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등을 위반한다고 보는 것은 현재 지방의회 운영 구조상 ‘무리가 있다’는 의미다.
이에 의장협의회는 건의문 채택을 통해 ‘공직선거법’에 대한 전향적인 유권 해석을 토대로 우선 의회사무처 내에 공약이행 추진기구 등을 구성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추후 ‘지방자치법’ 개정 등을 통해 의회사무처의 사무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건의했다. 국회의원과 달리 개인 보좌 인력이 없는 현재 지방의회 의원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공약 관리·이행에 관한제도 개선에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이번 건의안은 지난해 의장협의회의 정책사업비로 세종시의회 차원에서 실시한 ‘지방분권 및 지방의회 독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방안 연구용역’ 결과 중 30개 개선방안에 포함된 내용이다.
이날 임시회에서는 상 의장이 제출한 ‘지방의원의 공약이행 추진기구 설치·운영 건의안’ 외에도 ‘지방의회 자체 감사기구 설치를 위한 공공감사법 일부개정법률안 국회 의결 촉구 건의안’ 등이 가결되었다. 이번 임시회에서 가결된 건의안 등은 국회와 행정안전부, 선거관리위원회 등에 공식적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상병헌 의장은 “앞으로도 지방자치의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지방의회와 단체장 간 건전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기반으로 지방자치의 성숙과 발전에 필요한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