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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따뜻한 하루의 좋은 글 전해 드립니다. 오늘도 행복하고 평안한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충분히 슬퍼할 것


글 및 사진-따뜻한 하루  
어릴 때 물가에서 헤엄을 치다가
순간 당황하는 바람에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던 적이 있다.
다행히 뒤에서 따라오던 엄마가
바로 나를 건져 올렸다.

엄마는 항상 등 뒤에서
나를 지켜봐 주었다.
그래서 나는 조금 서툴러도
자신 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돌아보면 엄마가 있어서 든든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내 세상에서 엄마가 사라졌다.

뒤를 돌아봐도
엄마는 더 이상 보이지 않았고
이제 돌아갈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및 사진-따뜻한 하루  
엄마의 장례식을 마친 다음 날,
까치 소리에 눈을 떴다.
하늘이 맑다. 창밖으로 웃음소리가 들린다. 평화롭다.
모든 게 그대로인데 엄마만 없다.
세상은 놀라울 정도로 아무렇지 않았다.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웃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내 상처가 제일 커 보였다.
별것 아닌 일로 징징거리는 사람을 보면
이해할 수 없었으며 때로는 우습기도 했다.
그렇게 가시를 잔뜩 세운 채 흘러갔다.

주변에 힘내라는 말이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았고,
슬픔을 극복하려고 계속 노력했지만 잘되지 않았다.
엄마를 떠올리는 게 괴로우면서도
엄마와의 시간들을 잊어버릴까 봐 두려웠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그러다가 애써 잊으려 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충분히 슬퍼하고,
슬픔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나갔다.

충분히 슬퍼하고 나니,
비로소 내 상처와 마주할 수 있었다.
한때는 평범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그늘 없이 자란 사람을 보면 부럽기도 했다.
그런 사람은 특유의 밝음과 긍정이 보인다.
하지만 내가 걸어온 길 역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 준 나만의 길이다.

내 상처를 마주하고 나니
타인의 슬픔도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상처의 크고 작음은 없으며 모든 상처는 다 아프다.
바닷가의 깨진 유리 조각이 오랜 시간 동안
파도에 마모되어 둥글둥글한 바다 유리가 되는 것처럼
나도 조금씩 둥글어지고 있다.

예전엔 하루하루가 그냥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세상에 무엇 하나
당연한 건 없으며 사소한 순간조차도 소중하고,
감사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이제 현재를 살 것이다.
떠나간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온전히 나를 위해서 살자.
내 옆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자.
지금, 이 시간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이니까.

- 하리, '충분히 슬퍼할 것' 중에서 -


글 및 사진-따뜻한 하루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과의 영원한 이별을 겪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앞에서도
우리는 다른 사람 앞에서 슬픔을 표현하면
뭔가 큰일이라도 날 듯 두려워합니다.

그런데요. 괜찮습니다.
더 많이 슬퍼해도 괜찮습니다.
더 오래, 더 깊이 슬퍼해도 괜찮습니다.
슬픔은 마침내 당신을 더욱 당신답게
만들어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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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 중 20명을 선정하여
하리 그림 에세이, '충분히 슬퍼할 것'을
선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의 명언>


내 상처를 가장 먼저 공감하고 위로해 줘야 할 사람은 바로 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자신을 지키고 사랑해야 한다.
"괜찮아", "어쩔 수 없지 뭐.",
"다들 이러고 사는 거지."라는 말로
자신의 감정을 속이면 안 된다.
기쁠 때는 기뻐하고 슬플 때는 슬퍼하자.


- '충분히 슬퍼할 것' 본문 중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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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3-03-17 1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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