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어린 시절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남의 집 부엌을 드나들며 찬밥, 나물 등을 몰래 가지고 나와 비벼 먹던, 또 땅콩, 호두를 깨 먹고 저녁이면 들이나 공터에 모여 빈 깡통에 줄을 매달은 쥐불 통에 땔감을 넣고 휘휘 돌리다 던지며 뛰놀았던 기억이 새로운 전통놀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종문화원은 4일 오후 금강 보행교 광장에서 다채로운 ‘정월 대보름 맞이 행사’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어른들에게는 고향의 향수를, 신세대들에게는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알리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지신밟기로 문을 연 공연은 흥겨운 풍물 악기 소리와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흥을 돋우었다. 이어 윷놀이 대회, 연날리기 시연과 체험, 제기차기, 투호 놀이, 전통차(수정과) 및 부럼 맛보기 체험, 소원지 쓰기 등 다양한 즐길 거리로 인해 시민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주한 사람을 불러서 대답하면 “내 더위를 사세요”라며 일 년의 더위를 남에게 팔았고, 아침 일찍 나이 수 만큼 부럼을 깨 먹으며 부스럼이 남지 않도록 기원했던 모습, 특히 과거 가을 추수 때 가장 잘 자라던 곡식들을 모아 한 밥공기에 담으니 다섯 가지의 곡식이 있었다는 유래의 오곡밥(찹쌀, 기장, 수수, 서리태, 붉은팥)과 박, 버섯, 콩, 순무, 오이, 가지 껍질 등 나물을 비벼 먹던 풍족하지 못했던 어린 시절이 지금은 향수로 남아 후손들에게는 낯선 전통 풍속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전통놀이로는 다리를 밟아 밟은 사람의 다리가 튼튼해지라고 정월 대보름 밤에 다리를 밟으면 다리병을 앓지 않는다고 믿은 ‘다리밟기’, 보름달이 떴을 때 소원을 비는 달맞이, 대보름날 달이 뜰 때 모아놓은 짚단과 생소나무 가지를 묶어서 무더기로 쌓아 올린 "달집"을 세운 다음, 달집을 태우면서 풍년과 소원을 비는 ‘달집태우기’, 아침 일찍 일어나서 친구나 이웃을 찾아 이름을 부른 뒤 이름을 불린 사람이 무심코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라" 외치는 ‘더위팔기’, 부잣집이나 번화가의 흙을 가져다가 자기 집의 부뚜막에 발라 한 해 동안 생업이 잘되기를 기원하는 복토 훔치기, 연줄 끊어 날리기, 쥐불놀이, 줄다리기 등이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