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서 취재부장
[대전인터넷신문=대전/박미서기자]대전충남녹색연합은 백제보 인근 수막농가의 농업용수 문제 대책과 지속가능한 ‘상시개방’ 방안을 준비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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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5일,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는 ‘세종보 해체, 공주보 부분해체, 백제보 상시개방’을 금강 보 처리방안 의견으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하기로 결정했다. 단, 세종보는 ‘자연성 회복 선도사업 성과 및 지역 여건 고려 후’, 공주보의 경우 ‘상시개방하면서 지역 여건 등 고려하여’라는 단서조항이 붙었다.
4대강에 대한 정부 정책과 국민 여론은 보 해체 방향으로 가고 있다. 9월 완료된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에 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절대적이며, 금강·영산강 보 필요성에 대해 ‘불필요’ 의견이 우세하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2019년 국민의식조사’ 결과와 비교해 볼 때 ‘불필요’ 의견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국가물관리위원회는 금강유역위가 제출한 의견서를 넘어, 보 해체 시기 관련 단서조항들을 제거하고, 강 자연성 회복을 절대적 가치로 내세워 보 처리방안과 시기를 확정해야만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향과는 달리 환경부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2020년 하반기 금강수계 보 운영·모니터링 계획’에서, 오는 14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백제보 담수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에 백제보는 상시개방 보 운영과 자연성회복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인근 수막재배 농가의 농업용수 부족을 이유로 장기적 담수와 단기적 개방의 탄력적 운영을 반복해왔다. 작년 11월 5일부터 3월까지만 담수예정이었던 백제보는 올해 4월이 되어도 열리지 않았다. 이에 환경단체들은 연대성명을 발표하고 조속히 수문을 개방할 것을 요구했고, 두 달이 늦은 5월 25일 겨우 수문이 열렸다.
최근 백제보 수문이 열린 후 백제보-공주보 구간은 예년과는 또 다른 자연성 회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여름 금강에 내린 큰비로 묶은 펄은 씻겨나가고, 자연스럽게 모래톱과 여울이 생겨났다. 백제보 상류 유구천 합수부에서는 4대강 사업 이후 발견되지 않던 멸종위기 1급 흰수마자도 돌아왔고 개체수도 증가하고 있다. 여름이면 금강을 뒤덮었던 녹조가 사라졌고, 자연스레 금강을 찾는 시민들도 많아졌다.
그러나 14일 백제보 수문을 닫으면 시민들과 야생동물들이 찾던 모래톱은 다시 물에 잠기게 되고, 가까스로 회복 중이던 금강은 다시 흐르지 못하게 된다. 이번에도 이유는 ‘농업용수부족’이다. 환경부는 농업용수 부족 농가에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양수장 3곳과 지하수 대체관정 172곳을 설치해 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관성 없이 보 운영이 반복되는 것은 관련 부처의 금강 자연성 회복 의지 부족과 무능력이 분명하다. 그 대가는 금강이 홀로 감당하고 있다.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농업용수 부족을 호소하는 백제보 주변 농가의 농업환경에 대한 적절한 분석이 필요하다. 피해 정도를 수집 및 종합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농업면적 대비 농업용수 필요량의 기준을 마련해 지하수 관정의 유용량과 비교 분석해야 한다. 수집된 자료들을 토대로 수문 상시개방 시 농업용수 관련 반복되는 민원에 대응할 수 있는 메뉴얼을 만들어야 한다. 자연적인 금강의 수량에 맞는 선진 농법을 제안하고, 강 이용에 대한 농민들의 인식개선도 필요하다. 금강의 자연성 회복을 기본 전제로, 농가의 고충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이대로 수문만 반복적으로 열고 닫을 수는 없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의 관계자에 따르면 “14일 수문이 닫히면 금강은 다시 길고 힘든 겨울을 보내야 한다. 수 천년의 세월을 흘러 사람과 자연을 풍요롭게 했던 금강을, 인간의 편익이라는 목적으로 괴롭혀서는 안 될 것이다. 환경부는 실질적인 개선 없는 모니터링만 반복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박미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