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박세종기자] 인터넷쇼핑몰에 등록된 상품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물량부족 등의 이유를 내세워 개인간 직거래를 이용, 사기를 치는 수법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대전광역시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ㅇㅇ일 옥션에서 시골에 부모님이 사용하실 냉장고를 골라 주문했다. 주문 4일 후 판매자로 부터 "해당제품이 주문 폭증과 생산일정 지연으로 인해 재고부족으로 취소될 예정이다. 같은 가격으로 재주문을 해야하니 카카오톡을 통해 다시 상담을 받아라"라고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니 황당하고 급한 마음이 앞서 상담을 시작했다. 판매자는 현금 결제시 3% 추가 할인이 된다며 계좌이체로 결제를 유도했다. 이에, A씨 옥션의 구입을 취소하고 냉장고 대금 716,730원을 송금했다. 이후 판매자는 부가세를 같이 입금하지 않았다며 부가세 포함 금액을 송금하면 이전 입금한 금액은 바로 환불해 준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부가세 포함금액 723,900원을 추가 입금했다. 하지만 716,730원이 환불되지 않아 문의하니 회사의 환불 기준이 300만원 이상이라며 차액 1,559,370원을 추가 납부하면 바로 환불해 주겠다며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 이 시점부터 A씨는 일처리 방식이 이상하다 생각해 환불을 요구했으나 판매자는 더 이상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처럼 최근 옥션, G마켓 등 대형 오픈마켓에서 신종 사기 수법이 등장해 소비자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1일 소비자시민모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픈마켓 신종 사기 수법은 판매업체의 계정을 이용하거나 냉장고, 에어컨 등 유수 가전업체 생활가전제품을 '특가할인', '최저가 판매' 등 가짜 판매 광고를 올린뒤 SNS, 문자, 통화 등을 이용해 현금 거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공식 오픈마켓 사이트에 광고가 올라와 소비자들이 사기 여부를 분별하기 어려움이 있다.
피해 소비자들은 "대형 오픈마켓을 믿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인만큼 일부 판매자의 일탈행위에 대해서도 업체 측이 책임을 분담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한다.
◆ 오픈마켓 '관리 책임' 두고 원성...업체들 "해킹 등 판매자 아이디 도용 문제"
전자상거래관련법령 제 20조 2항에 따르면 통신판매중개업자는 통신판매중개의뢰자에 사업자 성명ㆍ주소ㆍ전화번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확인해 청약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통신판매중개의뢰자가 사업자가 아닌 경우에는 그 성명ㆍ전화번호 등을 확인해 거래의 당사자들에게 상대방에 관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따라서 G마켓, 옥션, 11번가, 인터파크 등 오픈마켓은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판매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자 관리에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반면 오픈마켓 업체들은 오픈마켓상의 결제시스템에서 벗어난 판매자와 구매자의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통신판매중개업자로써의 법적 책임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또한 현재 벌어지고 있는 방식이 정상적으로 등록한 일부 판매자의 일탈 행위가 아닌 해킹으로 인한 아이디 도용 등으로 불거지는 문제라 사전 검열 등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해킹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면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 또한, 통신중개업자의 의무일 것으로 보이며, 이를 개선하지 않고 뒷짐만 진체 영리에만 몰두한다면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통신판매업이 아닌 사기를 주선하는 중개업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과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킹으로 인한 아이디 도용 등으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데도 통신판매업자와 정부의 무관심에 피해자가 속출한다면 이 또한 정부와 통신판매사들의 책임으로 전가될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오픈마켓들이 모니터링을 해도 판매자의 계정을 도용하는 경우를 막기 쉽지 않아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그렇더라도 피해 예방과 재발 방지를 위한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오픈마켓에 입점한 사업자에서 추가할인, 재고 등을 이유로 전화나 카카오톡 등으로 개별 연락이 오는 경우 이를 거부하고 즉시 해당 업체를 신고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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