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언론중재위원회가 2026년 상반기 전국 2,111개 언론매체를 심의한 결과 모두 379건의 시정권고를 결정했다.
사진은 언론중재위원회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2,111개 언론매체 심의 결과(총 379건 시정권고)를 시각화한 그래픽으로 자살 관련 보도가 전체 시정권고의 43.7%(166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기사형 광고 20.3%(77건), 사생활 침해 11.3%(43건), 차별 표현 11.1%(42건) 등이 뒤를 이었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시정권고 유형으로는 자살 관련 보도가 전체의 43.7%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기사형 광고와 사생활 침해, 차별 표현 등이 뒤를 이어 디지털 뉴스 환경에서 언론의 윤리적 책임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언론보도 시정권고 현황을 공개하며 자살보도와 기사형 광고, 사생활 침해 등 반복되는 부적절한 보도 관행의 개선을 촉구했다.
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시정권고 결정현황'에서 일간지 14종, 주간지 2종, 뉴스통신 7종, 인터넷신문 1,882종 등 모두 2,111개 언론매체를 심의해 총 379건의 시정권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시정권고는 언론 보도로 인한 국가적·사회적·개인적 법익 침해를 예방하고 언론 윤리 확립을 위해 언론사에 개선을 권고하는 제도로, 법적 제재가 아닌 자율 규제 성격을 갖는다.
가장 많은 시정권고는 자살 관련 보도로 모두 166건(43.7%)이었다. 전체 시정권고 10건 가운데 4건 이상을 차지했으며, 두 번째로 많은 기사형 광고 77건(20.3%)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자살 관련 보도가 여전히 언론계의 가장 중요한 윤리적 개선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언론중재위는 자살자의 인적사항이나 사생활을 과도하게 공개하거나 자살 장소와 방법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는 보도, 자살 동기를 단정적으로 서술하는 기사 등이 모방 자살을 유발하거나 유족의 명예와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극단적 선택'이라는 표현은 자살을 하나의 선택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사망', '숨지다', '숨진 채 발견' 등 객관적인 표현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 시정 사례에서는 '21일 서천 장항읍 70대 남성 극단적 선택'을 '21일 서천 장항읍 70대 남성 숨진 채 발견'으로, '남편 가족 살해 후 극단적 선택 추정'을 '남편 가족 살해 후 사망'으로 각각 수정하도록 권고했다.
기사와 광고의 경계를 흐리는 기사형 광고는 77건(20.3%)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병원과 의료인, 의료기술, 건강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 특정 업체를 홍보성 내용과 함께 기사 형식으로 소개하거나 치료 효과를 단정적으로 표현한 사례 등이 주요 시정권고 대상이었다. 언론중재위는 독자가 기사와 광고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작성해야 하며, 의료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할 소지가 있는 표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생활 침해는 43건(11.3%)으로 집계됐다. 일반인이나 유명인의 동의 없이 얼굴과 실명, 가족사진, 사적 대화 등을 공개하거나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는 가족의 신상을 노출한 사례가 시정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위원회는 공적 관심 사안이라 하더라도 개인의 인격권과 사생활 보호 원칙은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차별 표현도 42건(11.1%)에 달했다. 장애나 외모, 나이, 국적 등을 이유로 편견을 조장하거나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표현이 주요 사례였다. 실제로 '지적장애를 앓는 초등생'은 '지적장애 초등생'으로 수정하도록 권고하는 등 장애와 질병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은 중립적인 용어로 바꿀 것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범죄 수법을 지나치게 상세히 설명한 범죄 묘사 20건(5.3%), 과도한 폭력 장면을 다룬 폭력 묘사 26건(6.8%), 잔혹한 사진이나 영상으로 혐오감과 충격을 유발한 보도, 기사 내용과 맞지 않거나 선정적인 제목을 사용한 사례 등도 시정권고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통계는 속보 경쟁과 디지털 뉴스 소비 확대 속에서도 생명권과 인격권 보호, 기사와 광고의 명확한 구분, 차별과 편견을 조장하지 않는 표현 사용 등 기본적인 언론 윤리 원칙이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심의 대상 매체 가운데 인터넷신문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온라인 뉴스 환경에서 정확성과 공익성, 인권 보호 원칙을 더욱 충실히 지키려는 언론사의 자율적인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도 시사한다.
언론중재위원회는 "시정권고는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 국민의 권익 보호와 건전한 언론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 규범"이라며 "언론사들이 '2026년 상반기 시정권고 결정현황'에 담긴 심의 기준과 수용 사례를 기사 작성 과정에서 적극 참고해 동일한 유형의 법익 침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보도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