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학생 수 감소에도 교육예산이 꾸준히 증가하는 지방교육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종시 역시 교육예산의 규모보다 투자 효과와 집행 효율성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생 수 감소와 교육예산 증가를 대비해 표현한 이미지. 세종시교육 재정의 효율성과 미래교육 투자, 학교 운영의 균형 과제를 상징적으로 담았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본지가 세종시교육청 학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신도시 과밀학교와 읍·면지역 소규모학교가 공존하는 구조가 확인된 가운데, 교육청은 관련 질의에 대해 기사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아 행정의 설명 책임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우경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교육예산이 적절한지는 얼마나 많이 쓰느냐가 아니라 제대로 쓰고 있는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 수 감소에도 교육예산이 증가하는 구조를 언급하며 일부 소규모학교의 높은 학생 1인당 교육비와 시설 유지비, 교직원 중심의 현물성 지원 확대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이어 "학생 수에 맞춰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학교 수에 맞춰 학생을 배분하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세종에도 시사점을 던진다. 본지가 세종시교육청의 2026학년도 학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종은 신도시 과밀학교와 읍·면지역 소규모학교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읍·면지역 일부 초등학교는 학생 수가 30명 안팎인데도 교원은 12~13명이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28명에 교원 13명, 학생 36명에 교원 12명, 학생 39명에 교원 12명이 근무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반면 새롬초와 나성초, 다정초, 해밀초 등 신도시 학교는 학생 수가 1,200명을 넘는 대규모 학교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원도 70~80명 이상이 배치돼 있지만 교원 1명당 학생 수는 15명 안팎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역시 학생 수가 적은 학교는 일정 수준 이상의 교원을 유지하는 반면 학생 수가 많은 학교는 과밀 교육환경을 보이는 등 학교 규모에 따른 교육 여건 차이가 확인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만으로 교육재정의 비효율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교원 수에는 담임교사뿐 아니라 교장과 교감, 보건교사, 영양교사, 특수교사, 전문상담교사 등이 포함되며 학생 수가 적더라도 학교 운영에 필요한 최소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이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교육계는 학생 안전과 특수교육, 돌봄 확대, AI교육,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교육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단순히 학생 수만으로 교육재정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한다. 반면 재정 전문가들은 사업별 성과와 투자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세종시교육청 역시 최근 AI 기반 미래교육, 디지털 교육환경 구축, 학교 신설, 학교시설 개선 등에 지속적으로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가 실제 교육성과와 얼마나 연결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공개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는 교육청의 자료 관리와 언론 대응 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본지는 학생·교원 배치 기준과 소규모학교 운영 원칙, 교육재정 운용 방향, AI교육 투자 효과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교육청에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기사 마감 시점까지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
특히 일부 질의는 정책 판단을 요구하는 내용이 아니라 학교 현황과 교원 배치 기준, 사업 규모 등 교육청이 상시 관리해야 할 기본 행정자료에 관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관련 부서에서 즉시 자료를 제시하거나 설명하지 못하면서 기본 자료 관리와 정책 설명 체계가 미흡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보 기능 역시 아쉬움을 남겼다. 공보부서는 단순히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역할을 넘어 실·과와 언론 사이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답변을 조율하는 창구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번 취재에서는 질의에 대한 조율과 회신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설명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교육재정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재원이다. 따라서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뿐 아니라 어디에 얼마를 투자했고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를 시민에게 설명하는 것 역시 교육행정의 중요한 책무다.
우경인 논설위원은 "교육재정은 얼마나 쓰느냐보다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교육 역시 이제는 예산 규모 확대를 넘어 사업별 성과를 객관적으로 공개하고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설명 책임을 다해야 할 시점이다. 과밀학교 해소와 소규모학교 유지라는 두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교육재정의 효율성과 투명성, 그리고 행정의 신뢰를 함께 높이는 노력이 요구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