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 이하 농림부)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이하 ‘양곡법 개정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재의요구안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이하 ‘양곡법 개정안’)은 이미 한 차례 정부에서 재의 요구하면서 지난 21대 국회 재의결 과정에서 부결된 바 있으며 양곡법 개정안을 포함, 이날 가결된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하 ‘농안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대책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재해대책법 개정안’), ‘농어업재해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재해 보험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재의요구안을 건의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21일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09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참석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법률안, 특별법 일부 개정안, 농어촌정비법 등 10개 법률안을 심히 의결한 농해수위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정부 이견에도 불구하고 4건의 법률안 통과에는 유감을 표명했다. 송 장관은 ”특히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은 과잉생산, 가격하락 등 시장개입의 부작용을 우려해 정부가 일관되게 반대해 왔고 또한 농업 재해대책법과 농업재해보험 법은 다른 법들과 충돌되는 부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 없이 의결된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며 ”양곡법, 농한 법, 재해대책법과 재해 보험법은 절차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정부가 받아드리기 어렵다“라고 유감을 표명하고 앞으로 법안심의 과정에서 더욱 심도 깊은 협의를 요청한 바 있지만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수정 없이 처리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정부는 위 법률안은 제도적으로 시행이 곤란할 뿐만 아니라 설사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타법률 및 기존 제도와의 충돌, 국제 통상규범 위반, 수급 불안 심화, 막대한 재정 부담 등 농업ㆍ농촌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점을 일관되게 밝혀왔고 또한, 과도한 시장개입 방식 대신 농업계, 전문가 등 많은 관계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지난 9월 27일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안정방안’을 정부 대안으로 발표한 바 있고, 국회, 언론, 토론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설명해왔지만, 본회의에서 수정 없이 처리된 점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고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
‘양곡법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처리됐던 내용과 동일하게 정부가 남는 쌀을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것뿐만 아니라, 양곡의 시장가격이 평년가격(이른바 ‘공정가격’) 미만으로 하락하면 정부가 차액을 지급하게 하는 ‘양곡 가격안정제도’까지 추가되면서 오히려 쌀 과잉생산을 고착화하여 쌀값 하락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제도운영 시 막대한 재정과 쌀로 생산집중을 가속화시켜 다른 작물로의 전환을 위협할 것이며 나아가, 벼 재배면적 감축제 등 그간 구조적 쌀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조치를 무력화하여 쌀값의 회복과 유지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정부는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전략 작물 직불제 등을 통한 적정생산 대책으로 벼 재배면적을 사전에 감축하고, ’05년 이후 역대 가장 이른 시기인 9.10일에 수확기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하는 등 쌀값 안정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신속하고 과감한 대책을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반복되는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것이 쌀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연말까지 농가에 벼 재배면적 감축 의무 부과 등을 포함한 ‘쌀 산업 근본대책(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품종보급‧R&D, 쌀 수출 및 가공 활성화 등)’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농안법 개정안
주요 농산물의 시장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하락할 때 그 차액을 보전하도록 규정한 ‘농안법 개정안’은 영농 편의성과 보장수준이 높은 품목으로 생산을 쏠리게 해서 수급을 불안하게 하고, 가격 변동성을 심화시킬 것이며 이는 농업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생산자단체가 다수 포함된 심의회에서 지원대상 품목과 기준가격 등을 결정하는 방식은 품목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농업계 내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고, 제도 집행 과정에서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과도하고 인위적인 시장개입은 자율적인 시장기능 저해, 국제 통상원칙 위배(WTO 감축 대상 보조금, AMS) 소지가 매우 크며, 정부 재정 부담 등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게 농식품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농안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주요 농산물 주산지별로 생산자단체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선제적 수급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수급관리를 위한 생산자 대표조직으로 자조금 단체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자조금 법 개정도 추진 중입니다. 또한, 현재 노지 채소(마늘·양파·무·배추· 마른고추·대파) 중심으로 운영 중인 수급 안정사업을 시설채소·과수 등 총 21개 품목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재해대책법 개정안
재해 발생 시 기존 복구비 지원 이외 투입된 생산비도 지원(전부 또는 일부)하도록 규정한 ‘재해대책법 개정안’은 응급 복구, 생계지원 등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상 국가 재해지원 원칙과 상충될 소지가 매우 크며, 타 분야와의 형평성 저해 등의 문제가 있습니다. 농업인들도 일정 부분 자기 책임하에 재해위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농작물 재해보험을 운영 중이며 정부와 지자체가 보험료의 87.5%를 지원 중인데, 개정안은 이러한 재해보험 가입 유인을 약화하고 농가의 재해 예방 노력이 저하되는 등 도덕적 해이를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가 ‘재해대책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올해 재해 복구지원 단가(대파 대 단가는 실거래가 대비 74.8%, 식량 작물 100%, 채소류 91.9%, 농약대 단가는 84.8%, 식량 작물 94%, 채소류 100% 수준)를 평균 23% 인상하고, 농기계와 시설·설비 등 80개 지원항목을 추가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실거래가를 고려하여 복구비 지원 단가를 현실화하는 한편, 지원항목 세분화·신설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재해 보험법 개정안
보험료율 산정 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할증 적용을 배제하도록 규정한 ‘재해 보험법 개정안’은 재해위험도(사고 발생 확률)를 보험료에 반영하지 않아 보험의 기본원칙 위반 및 보험업법 상충 소지가 크고, 보험사의 보험 상품 운영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재해 예방 노력을 기울인 선량한 농업인과 그렇지 않은 농업인에게 동일한 보험료를 부담시키게 되는 등 형평과 정의에 반할 것이라며 ‘재해 보험법 개정안’의 대안으로 재해보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대상 품목, 보장 재해 범위, 보장수준 등을 지속해서 확대해 오고 있는 정부가 ’25년부터는 자연재해로 인한 수확량 감소에서 더 나아가 시장가격 하락으로 인한 수입 손실을 보상하는 농업수입안정보험을 확대 운영하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반영, 농작물 재해보험 할인·할증 제도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러한 사유로 반대 입장과 대안을 분명히 밝히며, 4개 법률 개정안이 정부로 이송되면, 법률을 집행하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대한민국헌법」 제53조 제2항에 따라 4건의 법률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보완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개선책을 고민하고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이상기후로 인한 농업재해 빈발, 수급 불안 등 위기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농가 소득 및 경영안정, 농산물 수급관리, 농업재해지원과 보험제도 개선 등 농업인과 농업·농촌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