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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 상한제 이날 시행…전·월세 시장 변화는? 최요셉 기자 2020-07-31 11:04:16

[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요셉기자] 전·월세 가격이 인상되면 임차인의 주거불안이 커지고 잦은 이사를 감당해야하는 등 문제를 우려해 주택 임대차 3법(임대차 거래신고 의무제, 임대차 갱신권한 부여, 임대료 인상률 상한 규제)이 31일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개정됐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대전인터넷신문)

1989년에 임대차 보장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린 이후, 31년 만에 1회 이내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통해 주택 임대차 보장기간을 최대 4년으로 확대한 것이다. 현행법에도 묵시적인 계약 갱신이 가능하지만, 명시적인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해 특정한 사유가 없는 한 임대인이 이를 거절하지 못하고 종전세입자와 재계약하도록 한 셈이다. 


계약갱신청구에 따른 차임 등은 이전 계약보다 증액할 경우 최대 5% 상한(지자체는 상한 안에서 각자 상황을 고려해 조례로 기준 설정)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임차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3.2년이다. 임대료 인상률 상한과 임대계약 갱신권으로 인해 임차인의 거주기간이 길어지고 잦은 이사로 인한 부대비용 감소 등 세입자의 정주 안정성(거주권 보호)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차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거래 30일 이내 신고의무)로 주택 확정일자 부여와 임대인의 임대수익이 전면 양성화되면서 임대차 보증금 반환에 대한 세입자의 권리 보장과 임대소득과 관련한 과세도 한층 투명·편리해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가격의 변동성을 축소시킴으로써 높은 전세가율을 레버리지로 활용한 갭투자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관련 제도 도입에 따른 역기능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료 상한제와 임대차 계약갱신 청구권은 바로 시행될 예정이나 규제의 기준과 가이드가 될 임대차 실거래가 신고의무제는 내년 6월 1일 도입되며 지자체별 상한요율 설정에 있어 혼선을 빚거나 임대인의 불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지난 5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0.5%로 낮아지며 전세에서 월세(보증부 월세)로의 전환이 이어지고 있고, 7·10대책에 따라 4년 단기임대 및 아파트 8년 장기일반 매입임대 사업자 제도가 폐지되면서 자율성과 수익률이 악화될 우려로 주택임대사업의 축소가 전·월세 주택의 공급축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서울 등 도심 일부지역은 장기적으로 임대료가 다시 불안(신규 임대차 비소급 적용에 따른 4년 임대차기간 이후 계단식 임대료 급등)해지거나, 세입자를 가려 받는 렌트 컨트롤(rent control) 또는 아예 빈집 등 공가로 비워 두는 현상(집주인 전입신고 후 절세목적이나 매각목적에서)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다주택자의 종부세 요율 인상 예고와 절세의 합법적 우회로였던 주택 매입임대사업자 제도의 축소 본격화가 임대인의 세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시키기 위한 이면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함 랩장은 전망했다. 


그는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핫 마켓(hot market)과 달리 공급과잉으로 전셋 값이 하락하는 콜드 마켓(cold market)에서는 임대료 상한제와 재계약 갱신권의 정책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시장의 국지성을 고려하지 않은 전국 시행의 단점이다"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시세차익 등 자본이득을 높이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임대수익률까지 낮아진다면 장기적으로 임대인은 소극적인 집수리로 대응하는 등 지역의 슬럼화나 임대차의 질적 저하를 불러올 수 있다"라며 "임대차시장의 가격 안정에 임대기간이나 임대료의 직접적 규제책 외에도 민간임대의 재고량 축소 우려에 대응한 공공 임대주택 공급확대와 바우처(voucher) 같은 임대주택 보조책 등이 확대 병행돼야 관련 제도변화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28일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분양권 전매규제 기간이 최대 10년으로 장기화되며 향후 도심 내 신축아파트 유통매물 부족현상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3기 신도시와 도심 속 유휴부지 및 정비사업을 통한 공공 임대주택의 공급확대 방안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함 랩장은 설명했다.


그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임대인에 대한 제도균형과 임대인의 사유재산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차원의 임대차 종료 정당 사유 외 세입자 퇴거 및 재계약 거부사유(임대료 미지급, 임대인 실입주, 임대차 계약 위반행위, 임대인이 미 승락한 전대, 재건축·철거·일부 멸실 사유 등)를 좀 더 다양화하고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 시 시장의 제도변화 수용성에 맞는 경과규정(소급적용)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bsw4062@daejeonpres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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