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시 금남면 황용2리 주민들이 4일 마을의 평안과 풍농을 빌어온 할아버지·할머니탑의 유래와 황용2리의 역사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유래비 제막식을 개최했다.
세종시 금남면 황용2리 주민들이 지난 4일 김동빈 세종시의원, 이인환 황용2리 이장, 김춘근 노인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마을 유래비와 할아버지·할머니탑 유래비를 제막하고 있다. 황용2리에서는 주민들이 마을의 평안과 풍농을 기원하는 탑제를 이어왔으며, 이번 유래비 건립을 통해 마을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기록으로 남겼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이날 제막식에는 김동빈 세종시의원과 이인환 황용2리 이장, 과거 황용2리 이장을 지낸 김춘근 노인회장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참석했다. 주민들은 유래비 제막을 통해 세대를 거쳐 구전되고 마을 제사로 이어져 온 황용2리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되새겼다.
현장에 설치된 ‘황용2리 유래비’에는 마을의 유래와 행정구역 변천 과정 등이 새겨졌다. 비석 하단에는 ‘황용2리 유래비 설치 후원자’ 명판을 별도로 마련해 유래비 건립에 뜻을 보탠 주민들의 이름도 함께 기록했다.
황용2리 유래비와 할아버지·할머니탑 유래비, 유래비 제막 및 제례 모습을 한데 담았다. 주민들은 마을에 전해오는 탑의 유래와 탑제 문화를 후대에 전하기 위해 유래비를 세웠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황용2리 서복마을의 할아버지탑과 할머니탑은 주민들이 마을의 평안과 풍농을 기원하며 탑제를 지내온 장소다. 세종지역 향토문화자료에 따르면 주민들은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흗날 오후 5시경 두 탑에서 마을 제사를 지냈으며, 관련 기록에는 2019년 당시까지 이 전통이 이어진 것으로 나타난다.
탑이 처음 만들어진 정확한 시기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마을에는 인근 서대산에 살던 삼봉승려가 마을 사람들이 용을 위로하면 평안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 뒤 할아버지탑과 할머니탑을 세우고 떠났으며, 이후 주민들이 탑제를 지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세종시 금남면 황용2리 서복마을에서 전승돼 온 탑제 모습. 주민들이 할아버지·할머니탑에 제물을 차리고 절하며 마을의 평안과 풍농,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있다. 황용2리 탑제는 매년 음력 정월 열나흗날 지내온 마을 공동체 제사로, 관련 향토문화자료에는 2019년 당시까지 전승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사진출처-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이는 문헌으로 건립 시기와 주체가 확인된 역사적 사실이라기보다 주민들 사이에서 이어져 온 마을 설화다. 이번 유래비는 이 같은 전승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황용2리 주민들이 오랫동안 공유해 온 마을의 기억을 후대에 전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두 탑은 형태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향토문화자료에는 할아버지탑이 일반적인 막돌 원추형 돌탑이 아닌 사각형의 납작한 통돌 형태이고 별도의 제단이 없는 반면, 할머니탑은 화강암을 비석처럼 다듬은 직사각형 형태로 앞쪽에 제단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탑제는 마을 이장이 주관하고 부녀자 3명이 함께 참여했으며 제사 비용은 마을 기금으로 마련했다. 먼저 할아버지탑에서 제사를 지낸 뒤 할머니탑으로 자리를 옮겨 같은 방식으로 제를 올렸다.
제사를 지낼 때는 탑 머리 부분을 창호지로 덮고 금줄을 두른 뒤 팥시루떡과 과일, 통명태, 막걸리 등을 제물로 올렸다. 별도의 축문을 읽지 않고 술을 올리고 절한 뒤 소지를 올리면서 황용2리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평안을 기원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특히 개인의 복을 비는 의례가 아니라 마을 전체의 안녕과 풍농, 주민들의 건강을 함께 기원했다는 점에서 황용2리 탑제는 과거 농촌마을 주민들이 공동체를 결속하고 유지했던 생활문화의 흔적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과거 황용2리 이장을 지낸 김춘근 현 노인회장이 이번 제막식에 주민들과 함께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기존 향토자료에도 김춘근 노인회장은 당시 황용2리 이장으로 기록돼 있어 마을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주민 공동체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김동빈 세종시의원은 이날 별도의 축사 대신 인사말을 통해 어르신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할아버지·할머니탑과 유래비를 계기로 황용2리 주민들의 화합과 소통이 더욱 굳건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번 유래비 제막은 단순히 새로운 비석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세대교체와 생활환경 변화로 농촌마을의 옛 모습과 구전이 점차 희미해지는 가운데 주민들이 자신들의 마을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직접 기록으로 남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주민들이 함께 제를 올리며 마을의 안녕과 이웃의 건강을 빌었던 기억도 할아버지·할머니탑과 유래비를 통해 다음 세대로 이어지게 됐다. 새로 세워진 유래비는 주민들에게는 마을의 뿌리를 되새기는 기록물로, 후손들에게는 황용2리의 역사와 공동체 문화를 이해하는 지역문화 자료로 남게 됐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