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교사노조가 스승의 날을 맞아 세종 지역 교사 2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교사 10명 중 8명은 교직의 사회적 역할이 중요하다고 인식했지만 민원과 행정 부담으로 교육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교사노동조합이 스승의 날을 맞아 실시한 ‘2026년 교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시각화한 이미지. 조사에서는 세종 지역 교사 10명 중 8명이 “교직은 사회적 역할이 중요한 직업”이라고 응답했으며, 학생 성장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반면 학부모 민원과 행정 부담에 대한 어려움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세종 지역 교사들이 여전히 학생의 성장과 변화 속에서 교직의 의미를 발견하고 있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민원과 행정 부담으로 교육활동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교사노동조합(위원장 김예지, 이하 세종교사노조)은 제44회 스승의 날을 맞아 세종 지역 교사 209명을 대상으로 ‘2026년 스승의 날 기념 교원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는 초등학교 교사가 149명(71.3%)으로 가장 많았고, 중등학교 교사(중·고교) 50명(23.9%), 유치원 교사 7명(3.3%), 특수학교 및 기타 3명(1.4%)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97명(46.4%)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40대 68명(32.5%), 50대 22명(10.5%), 20대 20명(9.6%), 60대 2명(1.0%)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교사라는 직업이 우리 사회를 더 나아지게 만드는 데 역할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78.9%로 나타났다. 응답 교사 상당수가 교직의 사회적 가치와 역할을 여전히 높게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현재 교직 생활에서 교사로서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는 응답은 34.9%에 그쳤다. 보람과 긍지를 느끼지 못한다는 응답은 39.7%로 더 높게 나타났다. 교직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실제 교육환경에서 체감하는 만족감 사이에 차이가 드러난 것이다.
교사들이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학생의 긍정적인 태도 변화나 성장을 확인했을 때’로 96.2%에 달했다. 이어 ‘동료 교사와 협력해 교육적 목표를 달성했을 때’ 44.5%, ‘학부모나 지역사회로부터 교육적 노력을 인정받았을 때’ 31.1% 순으로 조사됐다.
교단을 지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는 ‘동료 교사들과의 정서적 연대 및 실질적 조언’이 53.1%로 가장 높았다. ‘교직이라는 직업에 대한 개인적인 사명감’도 43.1%를 기록했다. 학생과의 관계뿐 아니라 동료 교사 간 연대 역시 교직 유지의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그러나 담임 업무 기피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응답자의 87.1%가 ‘학부모 상담 및 민원 어려움’을 꼽았다. ‘학생 상담 및 생활지도 어려움’도 74.6%에 달했다. 민원과 생활지도 부담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부장 업무 기피 이유로는 ‘업무 강도 대비 실질적 보상 미흡’이 70.8%로 가장 높았다. 이어 ‘부서 소관 업무에 대한 책임 부담’ 48.3%, ‘잦은 회의 참석으로 인한 업무 가중’ 37.8% 순이었다.
아동학대 관련 법령 적용 과정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는 ‘정서적 학대 등 모호한 법 적용 기준으로 인한 정당한 교육활동 위축’이 7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학부모의 악성 민원 및 무분별하게 악용되는 고소 남발’에 대한 우려도 78.5%로 높게 조사됐다.
교사들은 본질적 교육활동 회복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교사 본질 업무 법제화’(58.4%)를 꼽았다. 이어 ‘학교 공통 행정 업무의 교육청 이관 확대’(50.2%), ‘교원 정원 확대를 전제로 한 행정 전담 교사 및 직책 신설’(38.3%) 등이 뒤를 이었다.
또 합리적인 교원 정원 산정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로는 ‘학급당 적정 학생 수’(78.9%)와 ‘교원의 적정 직무량 및 총괄 업무량 반영’(50.2%)이 꼽혔다.
현행 교육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탁상행정식 정책 추진’이 62.2%로 가장 높은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교원 정원 확보 등 실질적 지원 없는 정책 강행’이라는 응답도 42.1%였다.
최근 1년 사이 이직 또는 사직을 고민한 이유로는 ‘학부모 등의 악성 민원’이 64.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보수 등 경제적 처우 불만족’ 43.5%,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28.6%, ‘교직에 대한 사회적 인정 저하’ 25.5%, ‘비본질적 과도한 행정 업무’ 21.1% 순이었다.
또 교사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학교 관리자의 핵심 역할로는 ‘악성 민원 및 갈등 상황 발생 시 적극적인 개입과 교사 보호’가 95.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교사 보호 체계 강화 요구가 현장에서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종교사노조는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의 성장 속에서 교육의 의미와 자부심을 발견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과도한 민원과 행정 부담은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김예지 세종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교사들이 안심하고 학생 곁에 설 수 있는 교육환경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교사를 행정과 민원의 최전선에 세워두는 구조를 바꾸고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교사노조는 ▲악성 민원 대응 시스템 강화 ▲학교 공통 행정 업무의 교육청 이관 확대 ▲교사 본질 업무 법제화 ▲적정 학생 수 및 교원 정원 확보 ▲정당한 생활지도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 존중이 단순한 감사 표현에 그쳐서는 안 되며, 교사가 교육 본연의 역할에 집중할 수 있는 제도와 환경 마련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현장의 요구를 보여주고 있다. 교육 현장에서는 단순한 교권 보호를 넘어 교사가 수업과 생활지도에 집중할 수 있는 학교 시스템 전반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악성 민원 대응 체계의 제도화와 행정업무 경감, 적정 학생 수 유지, 생활지도 보호 장치 강화, 학교 관리자 책임 강화 등이 함께 추진돼야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 학습권을 동시에 보호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