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의 한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불량 식자재와 조리기구로 음식을 조리하고 직원들에게 원장이 갑질을 일삼았다는 내용이 제기되면서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당국의 철저한지도·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A 아파트 단지 내에 자리한 A00 어린이집에 근무했던 제보자(여 61세 조리원)에 따르면 어린이집 원장이 근무환경이 열악한 직원들에게 골프화를 선물 받고, 자신의 골프공을 직원에게 세척을 요구하고, 사용할 수 없는 조리기구로 음식을 조리하게 만들고, 원장 자신의 집에서 썩은 무를 가져와 깍두기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먹일 것을 종용, 전임 조리원이 사용했던 투명 마스크를 재사용하라는 등 차마 국공립어린이집에서 발생해서는 안 될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원장이 집에서 가져온 썩은 무. 사진-제보자 제공

코팅이 벗겨져 사용할 수 없는 푸리이펜과 원장이 집에서 가져다 줬다는 낡은 프라이펜. 사진-제보자 제공

원장이 세척 후 교재로 활용하기 위함이라고 주장한 골프공. 사진-제보자 제공

또한, 제보자는 “어린이집 원장이 정시에 출근하는 것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만큼 어쩌다의 일이고 대부분 출근은 9~10시가 넘어서야 출근하고, 갑자기 메뉴에 없는 꼬마김밥을 만들라고 지시하는 등 원장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사퇴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지금도 당시 스트레스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는 중으로, 제보를 통해 다시는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유사한 행위로 인한 재발을 막고 아이들이 안전한, 부모가 믿고 맡길 수 있는 국공립어린이집 조성을 기대한다”라고 제보 동기를 밝혔다.

이에 대해 A00 어린이집 원장은 제보자가 근무할 당시 코팅이 벗겨진 프라이팬에 대한 교체를 요구한 적이 없어 사태의 심각성을 늦게 인지한 뒤 프라이팬 외 조리기구를 함께 구매했고, 뒤늦은 조리기구 교체에 대해서는 세심하지 못한 점을 인정했으며, 제보자가 제공한 프라이팬 사진(제보자는 원장이 원장 집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은 알지도 보지도 못한 프라이팬이라고 해명했다.

불량조리기구로 조리하는 모습과 교체를 위해 새로 구입한 조리기구 명세표 사진-제보자 제공

아울러 썩은 무를 사용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친정에서 친환경으로 농사지은 것만 생각한 체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한 것일 뿐 썩은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골프공을 닦으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서는 골프공의 색상이 이뻐서 세척 후 교재로 사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세척을 지시했다고 해명을 했지만 낡은 골프공의 상태로 봐서는 세척 후에도 교재로 사용할 수 없는 것으로 원장의 교재사용을 위해서라는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또한, 직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거둬 마련해 준 골프화는 명절(설, 추석 등) 선물일 뿐 자신이 강요하거나 요구한 적 없고 직원들이 원장에게 선물로 준 것이라는 해명은 김영란법에 저촉되는 10만 원 이상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원장의 해명 또한 설득력을 잃고 있다. 특히, 단톡방에서 원장이 다음번에는 골프바지로..라는 대화 내용은 자칫 갑질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임 조리원 사용 마스크 재사용에 대해서는 전임 조리원이 사용했는지는 알 수 없고, 다만 지금 기억으로는 포장상태에서 꺼내 사용을 권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곳 국공립어린이집이 영유아 100인 미만의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영양사를 의무 채용하지 않는 대신 세종시 어린이 급식 지원센터로부터 교육과 관리로 아이들의 위생·영양지원을 받는 곳인데도 썩은 무를 이용 조리를 했다는 것이고, 납품처(대전 00홈푸드)로부터 제때 식재료를 납품받지 못해 조리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A00 어린이집은 세종시로부터 지난해 운영비 명목으로 2억9천7백만 원을 보조받고, 세종시 어린이집급식관리지원센터의 관리를 받는 곳이어서 보조금 사용에 대한 철저한 관리·감독과 철저한 위생관리가 요구되면서 세종시 관내 국공립어린이집에 대한 전수조사 필요성에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현행 수기 출근부 대신 전자출근부 도입으로 출퇴근에 대한 의혹 문제도 함께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갑질 민원과 관련 세종시는 8일 오전 긴급점검을 하고, 제보자와 원장간 이해충돌로 인한 양측의 주장이 상의함에 따라 제보자에게는 상급기관으로의 진정을 권장하는 한편, 상반기 국공립어린이집 특별점검을 통해 보조금 사용 여부와 운영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