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대전/박향선기자]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ㅊ대학교 교회음악과에서 반주자로 활동하던 피아니스트 A씨는 지난 9월 다소 황당한 연락을 받았다. 교회음악과 교수로부터 반주(출강) 요청을 받았지만 '문제 강사'로 총장에게 보고돼 앞으로 출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11일 A씨와 해당 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ㅊ대학 교회음악과 수업은 뮤지컬 공연 연습을 위해 기존 수업 외 보강 수업을 진행했다. 당시 반주자로 활동하던 A씨도 보강 수업이 진행됨에 수업 시간 이상의 반주를 했다.
A씨는 보강 수업을 진행함에 따라 추가 근무 시간을 출석부에 기입해야 했지만 반주자 출석부에는 기존 정해진 수업 시간 외 보강 수업(초과 근무) 등 표시란이 존재하지 않아 기입할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다른 수업 일자에 미리 출석을 표시했다.
이를 확인한 행정직원 B씨는 A씨를 과사무실로 불러 출석부에 먼저 기재한 것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B씨로부터 인격을 무시 당하고 모욕적 언행을 들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당시 행정직원 B씨에게 보강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에는 행정 직원분들이 모두 퇴근하고 사무실은 잠겨 있어 출석부를 그때그때 작성하기 어렵다. 12월 총 17시간을 반주했으나 보강한 시간을 기재할 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앞으로 있을 수업 란에 기재했다고 설명했고 문제가 된다면 12월 강사료(임금)을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당시 행정직원 B씨는 처음부터 문제를 바로 잡을 마음이 없던 것으로 보인다"라며 "출석부에 미리 기재한 것이 문제가 됐다면 학과(사무실)에 방문했을 당시 출석부에 먼저 기재하는 것은 안된다라는 설명을 하는 등 안내해 줬다면 안내대로 했을 것이다. 하지만 출석부에 먼저 기재한 것만을 문제 삼으며 다른 강의도 조사하겠다는 등의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라고 덧붙였다.
B씨는 "당시 출석부를 수정할 것을 권했지만 A씨가 수정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라며 "12월 있었던 보강 수업에 대해서는 9~10월 2시간 반주를 하지 않고 2시간의 임금을 받았으니 문제가 안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노무 전문가는 "반주자는 수업을 진행하는 강사나 교수의 요청에 따라 반주를 하는 것으로 요청이 없을 때 대기하는 시간도 모두 근무시간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명 이후에도 B씨는 A씨의 행동은 '허위기재'로 판단해 문제 강사로 보고서를 제출했고 A씨는 ㅊ대학 사무처장으로 부터 다음 학기부터 출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통보를 받았다.
이후 지난 1월 A씨는 직접 학교 사무처를 방문해 사무처장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12월 정규시간 외 반주한 시간을 달력에 표기해 보여주며 뮤지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확인 받아 올 수 있다고 말했고, 사무처장은 행정직원 B씨의 보고 내용만 듣고 잘못된 판단을 했다고 인정했다. 더불어 그는 행정직원 B씨의 행동에 대해 대신 사과하며 방법을 찾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A씨는 문제가 모두 해결된 줄 알았다. 하지만, 지난 9월 해당학교 교회음악과 교수로부터 수업반주를 의뢰 받았으나 총장에게 '문제강사'로 총장에게 보고돼 출강할 수 없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
B씨는 "당시 사무처장과 면담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출석부 문제에 대한 사과는 이뤄지지 않았고 출석부에 먼저 기재한 문제 외에도 A씨의 근무 태도와 시간에 대해서도 학생들의 불만이 있어 사실관계를 조사했고 문제가 드러나 총장에게 보고해 출강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A씨가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A씨의 설명처럼 사무처장은 사과했고 방법을 찾겠다고도 말했다.
이후 학생들의 불만사항으로 인해 사실 관계를 조사할때 당사자인 A씨에게는 사실관계를 확인 하지 않았다. 더불어 조사 내용과 결과 또한 알리지 않았다.
학교 내에서 조사한 문서 등을 확인할 수 있냐는 본지 기자의 질문에는 개인정보 등의 이유로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학교 관계자는 전달했다.
한편, A씨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보고로 '문제 강사' 규정해 출강을 금지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A씨는 "문제가 된 출석부에 미리 기재한 2일을 임금으로 계산하면 6만원"이라며 "10년 가까이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반주를 했지만 ㅊ대학은 한 순간에 출석부를 조작해 임금을 더 받으려고 한 문제 있는 반주자로 낙인을 찍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사실 반주자는 돈을 보고 하는 직업은 아니다"라며 "학생들의 실력이 상승하는 것을 보며 기쁜 마음으로 다녔고 학교 외에서는 아이들에게 (ㅊ대학)입학을 권유하기도 했다. 또, 저의 딸도 현재 ㅊ대학에 보낼만큼 애정이 있었다. 현재의 상황은 마음의 상처로 돌아온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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