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선생님 앞으로 00카드가 신청되었습니다”, “주문하신 김치냉장고를 어디로 배달할까요”라며 우체국 집배원, 택배기사 등을 사칭한 금융사기에 경찰청이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010-0000-0000 번호로 피해자에게 전화하여 “우체국 집배원인데요, ○○카드 신청하셨죠? 어디로 배송해드릴까요?”→ 피해자가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면 사칭범이 “명의도용 피해를 당하신 것 같은데,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드릴 테니 전화해보세요”라며 가짜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전화를 하면 고객센터 상담원 사칭, 금융감독원 직원 사칭, 검사 사칭 등으로 계좌 이체와 현금인출을 하는 신종 사기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수법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첫 번째 특징은 원격제어 앱을 설치시키는 점이다. 원격제어 앱은 기업에서 고객의 컴퓨터(PC)나 모바일 기기에 원격으로 접속하여 서비스를 지원하는 용도로 쓰이는 정상적인 앱인데, 사기범은 이를 이용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앱을 설치시키거나 범행 마지막 단계에서 대화 내용을 삭제시키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용도로 악용한다.
두 번째 특징은 피해자에게 새로운 휴대전화의 추가 개통을 요구하기도 한다는 점이다. 사기범은 피해자가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로만 연락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도록 지시하는데, 특히 피해자가 은행에 방문하여 현금을 인출하는 등 외부활동 시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 대신 기존에 사용하던 휴대전화만 지참할 것을 강조한다. 이는 전화금융사기 의심이 드는 경우 은행 직원이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휴대전화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범행이 발각될 위험이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사기 조직의 치밀한 사전 작업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관사칭형 전화금융사기 시나리오는 범인이 처음 접근해 오는 방식이나 세부 수법에서 조금 차이가 있을 뿐, 결국에는 금융감독원ㆍ검찰청 직원이라면서 피해자가 보유한 자산이 범죄수익금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금전 등을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장은 “평소에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숙지하고 있으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라며, “카드가 신청되었다거나 상품이 결제되었다는 등 본인이 신청한 적 없는 전화나 문자를 받으면 일단 전화를 끊고, 연락받은 전화번호가 아닌 해당 기관의 대표번호나 112로 전화하여 전화금융사기 여부를 확인해 달라”라고 당부하면서 “수사기관은 절대로 보안 유지 목적으로 원격제어 앱의 설치 또는 휴대전화의 신규 개통을 요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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