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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청, 도시특화사업으로 신개념 주거모델과 새로운 건축문화 선도…"아파트도 맞춤시대" 토지공급방식 개선 및 각종 공모 통해 단지별 고유특성과 개성 살려 권혁선 기자 2023-09-27 15:44:13

[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아무래도 초기 아파트들은 성냥갑이 늘어선 것처럼 획일적인 느낌이 있었죠. 우리나라 어느 도시에서나 볼 수 있는 아파트단지 모습, 단조롭고 비슷비슷한 풍경들 중 하나였어요.” 


2-2생활권 투시도 [사진-행복청]

 지난 2012년, 정부세종청사 시대가 개막하면서 직장과 함께 서울에서 행복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겨온 공무원 A씨는 당시 도시의 첫인상을 회상하며 말했다. “대규모 이주수요에 물량을 맞추느라 그랬겠지만 건물미관이나 도시경관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수도권 과밀해소와 균형발전을 위해 시작된 행복도시 건설인 만큼 이주 초기, 특색 없는 도시외관에 A씨처럼 실망감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러나 이것도 모두 옛말.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당초 행복도시 건설 취지를 살리기 위해 행복청(청장 김형렬)이 2013년부터 본격적인 도시특화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도시특화사업’이란 계획적인 경관관리와 주변과의 조화로운 연계를 위해 도시와 건축을 통합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추진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행복청은 전문위원(MA)을 선정하여 차별성과 전문성을 더하고, 설계공모 및 사업제안공모 등을 통해 독창성과 우수성까지 확보했다. 그로부터 10년, 현재 행복도시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多필지 통합설계 및 단지계획 공모 등 공동주택용지 공급방식 ‘혁신’


건축물은 도시의 ‘얼굴’로서 도시이미지와 품격을 나타낸다. ‘아파트공화국’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공동주택이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단지의 모습이 도시의 얼굴은 물론 표정까지도 좌우하게 된다. 


2-1생활권 투시도’[사진-행복청]

태양광 패널 일체화 옥탑 디자인 조감도 [사진-행복청]

이에 행복청은 생활권마다 고유한 특성과 개성을 지닌 공동주택이 조성될 수 있도록 토지공급방식부터 과감히 개선했다. 주로 추첨이나 입찰 위주였던 기존 방식을 깨고, 설계공모를 통해 가장 우수한 설계안을 제출한 사업자에게 토지를 우선 공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개별 필지별로 건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여러 필지를 묶어 통합설계함으로써 단지를 연결하는 순환산책로, 주민공동시설의 집적화, 담장 없는 마을 등 공동체문화를 되살리는 토대를 마련하기도 했다. 


◆ 설계공모 통해 각자 ‘테마’와 ‘스토리’가 있는 아파트마을 조성 


설계공모는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우수한 건축디자인 개발과 효율적인 기능 배치, 공간 활용 등에 유용한 수단이다. 특히 행복도시는 생활권별로 고유한 주제와 이야기가 있는 아파트단지를 조성하면서 새로운 공동주택 주거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왼쪽부터 복합커뮤니티단지 시설별 연계방안, 오른쪽 복합커뮤니티단지 조성현황[사진-행복청]

먼저, 2-2생활권(새롬동)에 조성된 ‘여성이 살기 편한 안전한 주거단지’를 꼽을 수 있다. 11개 블록, 총 7,490세대로 이루어진 이 단지는 여성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이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인근 공공시설, 공원과 녹지, 가로 등 다양한 공간에 여성특화요소를 반영하였다. 유모차나 휠체어 등 편리한 보행을 위한 여성친화가로를 조성함으로써 경사와 단차를 최소화하고 보도의 유효폭을 1.5m이상 확보하도록 했다. 또한, 자연적 감시와 중첩을 위해 학교와 공공청사, 근린공원, 보행자 전용도로 등을 집약 배치하였다. 


2-1생활권(다정동)에는 ‘미래형 친환경 에너지타운’도 있다. 태양광 패널과 일체화된 옥탑디자인의 주거동이 있는가하면, 인접주동을 연결하는 공중보행로(스카이커뮤니티)나 저층 순환형 생태보행로, 보행자 휴게공간을 갖춘 복합편의시설 등이 마련되어 생활 속 탄소감축을 실천하게 한다. 8개 블록, 총 7,288세대로 구성되어 있다. 


6-4생활권(해밀동)의 ‘복합커뮤니티단지’도 빠질 수 없다. 주민센터와 어린이집,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집적화한 ‘복합커뮤니티센터’에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시설과 광장, 공원 등을 더했다. 행복도시 최초 공공시설 통합설계를 통해 조성된 이 단지는 운동장과 체육관 등을 학생과 주민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설활용도와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 서로를 하나의 공동체 속 ‘이웃’으로 인식하는 계기도 되었다는 후문. 작년 3월 행복청이 실시한 시설만족도 결과에서는 주민과 학생 등 대상자 대부분이 만족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2개 블록, 총 3,100세대 규모다. 


 이 밖에도 음악, 미술, 연극 등 주민들의 창조활동을 지원하는 4-1생활권(반곡동) ‘창조적 생태마을’, 보행 안전과 주민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6-3생활권(산울동) ‘보행자 커뮤니티’ 등이 조성되어 있다. 


◆ 2023년부터 도시특화사업 패러다임 ‘전환’... 디자인에 ‘기능’을 더하다 


올해 들어 행복청은 도시특화사업에 디자인뿐 아니라 기능적 측면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2023년 행복도시 특화계획’에 따르면, 현대인의 스트레스 해소, 기후위기 극복과 환경보호 등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는 다양한 주제의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계획안 구상을 마친 5-2생활권 ‘케어팜(치유농업) 타운’은 각종 스트레스와 사회경제적 부작용 등으로 지친 주민들의 마음을 다양한 도시농업과 치유농업프로그램을 통해 힐링하고 여가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꾸려진다. 행복청 관계자는 “원활한 운영인력과 예산 등을 사전에 확보하고, 세부 운영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세종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라며 진행상황을 알렸다. 


6-4생활권의 3차 ‘제로에너지타운’도 주목할 만하다. 1,2차의 성과분석을 통해 단열 및 기밀성능을 개선하고, 신재생에너지 자급으로 에너지소비량과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행복청 관계자에 따르면 올 연말 구체적 청사진이 드러날 예정. 


이 외에도 ‘걷고 싶은 마을거리’, BRT변 ‘편리한 생활기반’ 등 생활권별로 다양한 테마의 다각적인 특화가 계획되어 있어 기대를 모은다. 


이처럼 행복청의 도시특화사업은 단순히 외형적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과 삶의 질까지 향상시킴으로써 도시본연의 가치를 구현하는 데 크게 일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기능적 특화요소까지 강화하면서 건축문화의 새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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