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집행기관과 분리해 지방의회에 독립적인 기준인건비제를 적용하고 의회 운영 예산을 편성할 수 있도록 조직권과 예산편성권 부여해야 합니다. 또한 현재 의원 정수의 절반 규모로 운영 중인 정책지원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최소한 지방의원별 1:1 지원이 가능하게 해서 중장기적으로 개인 보좌관제를 도입해야 합니다.”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은 17일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지방의회 위상 강화’ 공동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회의원 박성민(국민의힘), 국회의원 문진석(더불어민주당),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대한민국시군 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이 공동 주최해 새로운 자치분권 시대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등 지방의회 독립성·위상 강화와 관련된 쟁점 사항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종시의회 상병헌 의장은 이날 김현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의 기조 강연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주희진 부연구위원의 ‘지방의회 위상 강화를 위한 방안’에 대한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자로 나섰다.
상 의장은 현행 지방자치법상 지방자치단체(장)에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한 실질적인 자치분권 실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를 위해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독립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종시의회는 지방의회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이하 의장협의회) 정책사업비를 활용한 연구용역을 통해 3개 분야에서 총 30개의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특히 지방의회 발전 방향이 담긴 개선 과제들을 의장협의회 차원에서 주요 의제로 채택해 국회와 정부, 각 정당 등에 건의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상 의장은 지방자치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 부여된 재의요구권과 관련하여 “국가예산제도는 ‘예산의결주의’에 입각해 국회 본회의 의결과 동시에 예산으로 성립되어 대통령의 거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예산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요구권을 폐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예산에 대한 재의요구는 1995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이전 관선 지방자치단체장과 민선 지방의원이 공존하던 과도기에 의회에 대한 강력한 견제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라는 설명을 더하며 “지방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제약하고 예산 불확정 등에 따른 주민 복리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의회사무처의 행정 지원을 받아 ‘선거공약 이행 추진단’ 구성‧운영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의회사무처의 사무 범위 등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더불어 주요 정치 선진국의 사례처럼 감사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지방 자체감사기구의 지방의회 소속 전환에 관해서도 제언했다.
끝으로 상 의장은 “국회법과 달리 지방의회가 도입된 지 30년이 넘도록 전국 243개 지방의회와 3,860명의 지방의원을 규율하는 독립된 법률이 없다. 지방의회의 조직권, 예산편성권 등을 반영한 ‘지방의회법’ 제정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좌장은 서휘석 원광대 교수가 맡았으며, 상병헌 의장과 함께 제1세션 토론자인 임병철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지방의정연수센터장, 김태영 경희대 교수, 최창수 사이버한국외국어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지방의회 위상 강화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같은 날 제2세션에서는 소순창 건국대 교수의 ‘지방분권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관련 쟁점 검토’에 대한 주제 발표에 이어, 허식 인천광역시의회 의장과 권자경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등의 토론이 이어졌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