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지난 3월 서울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시 이전이 확정되었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한창 건립공사가 진행 중인 ‘행복 도시 국립박물관 단지’ 바로 옆에 세워질 계획이다.
이로써 어린이박물관 등 다채로운 성격의 6개의 국립박물관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세종시 내에서도 국가행정 기능을 중심으로 경제, 교육, 문화 등 자족 기능을 더하여 개발되는 72.9㎢의 지역을 행정 중심복합도시(이하 행복 도시)라 한다.
2007년부터 2030년까지 사업비만 22.5조 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국가균형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립박물관 단지는 수도권에 과도하게 편중된 문화기능의 분산을 목적으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사업이다.
국토의 허리에 위치한 만큼 중부권뿐 아니라 전국적 문화 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건립과정에 참신한 아이디어 제시, 정책제안 등 국민 직접 참여
대학생참여단에서 만 34세까지 ‘청년문화기획단’으로 확대 재편
행복 도시 국립박물관 단지는 구상단계부터 ‘실수요자’인 국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으로 시작하였다. 전시 콘텐츠와 체험 프로그램은 물론, 운영과 관련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 제안과 공모전이 개최된 바 있다.
사업 주체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하 행복청)은 무엇보다 미래의 주역이 될 청년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기발한 상상을 모아서 이를 구현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4월 6일 발대식을 한 ‘청년문화기획단’이다.
행복청은 지난 2020년 국민 정책 자문단 운영에 이어 2022년에는 충청지역 건축전공 대학생 9명으로 참여단을 구성해 ‘국민 손으로 빚는 국립박물관 단지’의 취지를 살려왔다. 제1기 대학생참여단은 작년 4월부터 매월 1회 이상 박물관 설계와 시공 공정회의에 참석하면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실무를 경험했다.
이 같은 전년도 활동의 긍정적 평가를 토대로 올해는 역할과 프로그램, 지원 자격, 참여 인원 등을 확대한 ‘청년문화기획단’이 발대하게 된 것이다.
◆관 주도형 아닌 참여와 소통으로, “다 함께 한 걸음씩”
행복청은 그동안 국민이 참여하고 소통하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 많은 공감을 얻었다. ‘청년문화기획단’도 그 일환이다. 이는 행복청-대학-산업체의 삼각연대를 근간으로 한 상호협력 위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국민 참여모임으로 확대 운영된다.
구성원은 전국의 만 18∼34세 청년 20명이다. 이들은 건축‧토목‧조경‧인테리어 및 박물관 전시 관련 전공자들로 학년과 재학 여부는 무관하게 선발되었다. 금년에는 기획에서 설계, 시공 및 운영 단계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기대가 크다.
기획단의 일원인 정영진 씨(고려대 고고미술사학과 졸업)는 “국립박물관 단지 건립 정책에 청년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기관과의 소통을 한층 원활히 할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라며 활동 포부를 밝혔다.
또 한지은 씨(중앙대 건축학과 재학)는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직접 제안한 아이디어를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번 ‘청년문화기획단’의 활동 기간은 실제로 구성을 완료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10개월이다. 매월 한 차례 실무회의를 참관하거나 현장을 견학하며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줌(Zoom) 회의와 SNS 등 온라인 활동 또한 수시로 갖게 된다.
행복청은 각 조와 개인별 과제 성과를 평가해 포상도 할 예정이다. 청 관계자는 “청년문화기획단의 활발한 운영이 국민 의견수렴은 물론 국립박물관단지 홍보와 미래 전문가 양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적 규모의 국립박물관 단지 명소로 부각
이미 선진국들은 문화시설을 집적화한 대규모 박물관 단지를 조성해 도시나 국가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 스미소니언 박물관 단지를 비롯해 호주 캔버라와 캐나다 오타와 박물관 단지, 독일 베를린의 박물관 섬 등이 대표적이다. 도시 방문객에게 각종 박물관 프로그램을 한 장소에서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하며, 국가의 문화적 역량을 상징하는 공간들로 꼽힌다.
행복청이 행복 도시 S-1 생활권 문S-1용지(중앙공원 2단계 인근)에 2015년부터 건립 중인 국립박물관 단지는 이들 선진사례를 능가하는 국가적 랜드마크를 지향하고 있다. 즉, 단순한 문화시설을 넘어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대역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히 다양한 콘텐츠의 개별 박물관을 한데 모은 최초 박물관 단지로서 문화와 관광, 여가가 공존하는 행복 도시만의 복합문화시설 명소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행복 도시의 문화중심이 될 국립박물관 단지는 국립민속박물관을 포함하여 2030년까지 6개의 개별 박물관과 2개의 통합지원시설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가장 먼저 국립어린이박물관이 개관한다. 세종시는 올해 2월 말 기준 평균연령이 38.2세, 행복 도시만 따지면 35.2세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힌다.
합계출산율도 1.12명으로 우리나라 최고 수준이다. 전국 평균연령 44.3세, 합계출산율 0.7명대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고, 다양한 분야의 미래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어린이박물관 같은 시설이 필수적인 이유다.
2025년에는 도시와 건축 관련 자료를 전시하고 해당 연구의 거점기능을 수행할 국립도시건축박물관이 개관한다.
그 이듬해 국립 디자인 박물관과 국립 디지털 문화유산센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2027년에는 우리나라 기록문화의 본산이자 연구거점으로 자리 잡을 국가기록박물관이 국민의 품을 향해 열린다. 이번에 이전이 결정된 국립민속박물관은 바로 이러한 국립박물관 단지 바로 옆에 내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세워질 예정이다.
◆ 우리나라 문화와 여가 인프라의 구심점
오늘날 도시의 문화시설은 주민 삶의 질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척도이자 자족기능 확보의 필수 요소이다.
행복청은 행복 도시 건설과정에서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문화 인프라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지방의 문화 균형발전 토대를 공고히 하고자 힘써 왔다.
그 노력을 집약한 국립박물관 단지는 단순히 대형 문화시설 건립이 아닌, 행복 도시의 소통 공간이면서 문화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세종예술의 전당, 대통령기록관, 국립세종도서관, 국립세종수목원, 중앙ㆍ호수공원 등과 가깝다는 장점을 살릴 필요가 있다.
향후 이들 시설과의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문화와 여가가 공존하는 품격 있는 행복도시의 완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초부터 도시계획의 패러다임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주제로 변화해왔다. 행복 도시 국립박물관 또한 이러한 테마에 발맞춘 주요 시설 중 하나다. 따라서 인근의 다양한 문화와 여가 인프라와 연계해 행복 도시의 문화사업을 선도하고 국가의 문화중심 역할을 담당해 나갈 것이 요구된다.
그런 의미에서 ‘청년문화기획단’에 참여한 허상욱 씨(현직 학예사)의 활동 의지는 믿음직스럽다. “배낭여행으로 방문했던 스미소니언 박물관단지에서 그 규모와 생동감 있는 전시 표현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충격과 함께 국내에 박물관단지가 없다는 아쉬움이 컸지요. 지금은 전시 관련 기관에 근무하면서 쌓고 있는 현장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립박물관단지 조성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행복 도시 국립박물관 단지 건립의 성공적 완수는 국민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즐기는 보편적 문화복지를 실현하는 길이다. 행복청은 이를 위해 ‘청년문화기획단’ 등 국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끊임없는 소통으로 국민 의견과 아이디어가 투영된 국립박물관단지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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