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권혁선 기자] 최근 도쿄거래소 시스템 장애로 초유의 증시 셧다운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증권사에서도 연간 4천여 건이 넘는 시스템 장애 민원이 접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정무위·세종시갑)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10개 주요 증권사에서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했으며, 이에 1만 2708건의 투자자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7건 사고에 4236건의 민원이 발생한 셈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가 가장 잦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이다. 온라인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업계 1위 타이틀이 무색하게도 키움증권에선 2018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총 17회의 사고가 발생해 211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피해 보상 금액 규모만 60억 9500만 원에 달했다.
사고 발생 횟수와 상관없이 가장 많은 민원이 접수된 증권사는 KB증권이다. 시스템 장애 사고 발생은 3년간 2회에 불과했지만 총 4951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두 차례 사고 중 4783건의 민원을 일으킨 사고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날 발생했다. 접속량을 감당하지 못한 트래픽이 43분간 셧다운 되면서 수천 명의 투자자가 피해를 입었다. KB증권은 일부 민원에 18억 3000만 원을 피해보상금으로 지급했다.
민원을 제기한 모든 투자자가 피해를 입은 만큼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주요 증권사들의 보상에는 차이가 있었다.
최근 3년간 접수된 민원의 피해 보상 현황을 보면 메리츠증권, 하나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가 각 4건, 21건, 1223건에 대해 100% 보상했다. 이밖엔 신한금융투자 83.6%(745건 중 664건), 한국투자증권 81.6%(1533건 중 1162건), 키움증권 67.3%(2111건 중 1554건), 대신증권 61.3%(62건 중 38건), KB증권 52.7%(4951건 중 1190건), NH투자증권 48.7%(578건 중 215건), 삼성증권 42.6%(1480건 중 817건) 등 순으로 피해 보상률이 높았다.
이러한 시스템 장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각 증권사에서 연간 투자하는 비용은 10개사 평균 729억 8130만 원이다. 하지만 적게는 232억 원부터 많게는 1188억 원까지 증권사 간에 편차는 컸다. 연도별 투자비용은 대부분 증권사에서 매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NH투자증권의 투자비용은 지난해 578억 원에서 올해 1040억 원으로 급증했다.
홍성국 의원은 “시스템 장애로 종일 셧다운이 된 도쿄거래소의 사태를 한국거래소는 물론 개별 금융사에서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촉각을 다투는 증권시장의 특성상 단 몇 분의 시스템 사고가 투자자들의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되는 만큼 금융사들은 평소 시스템 개선에 아낌없이 투자하고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